금융

거래소, '기술특례 상장' 기준 강화…파두 쇼크 '떠넘기기'

박이삭 기자 2023-11-20 10:34:52
상장 후 2년 내 부실화하면 주관사 '손실보전' 당국, 주관사에 책임 전가하는 스탠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진=한국거래소]
[이코노믹데일리] 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 시 주관사 책임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단행한다. 파두 어닝쇼크로 불거진 후폭풍 재발을 막기 위해서인데 금융당국이 주관사에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을 골자로 한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 및 시행 세칙 개정'을 예고했다.

앞으로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상장 후 2년 안에 부실화하면 주관사가 추후 기술특례상장을 주선할 경우 풋백옵션(부실 발생 시 손실보전 약속 계약)이 부과된다. 의무인수주식 보호예수기간의 경우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난다. 기업 부실 기준은 △관리·투자 환기 종목 지정 △상장폐지 사유 발생 등이다.

거래소 측은 "우수 기술기업에 대한 발굴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부실기업에 대한 선별기능을 강화해 투자자들이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당국이 주관사에 리스크를 떠넘긴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상장 승인의 주체가 거래소인 만큼 당국 역시 자체적인 책임성을 꾀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은 주관사 역할을 보강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기술특례 투자와 관련해 당국이 스스로 방패막이 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 개선을 촉발시킨 반도체 설계업체 파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2% 오른 1만839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8월 파두는 상장 당시 3만1000원(공모가)에 출발했으나 이날 현재 공모가 대비 41%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법무법인 한누리는 파두가 저조한 매출을 감추고 상장을 강행했다며 소송인단을 모으고 있다. 박현희 한누리 실장은 "파두가 상장절차를 중단하지 않은 건 2분기 매출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상장추진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IPO(기업공개) 이후 파두 주식으로 손실을 입었거나 현재 파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며 (주주들에게) 구체적인 피해구제 방안을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