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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최하 공모가…미래에셋·NH '노심초사'

박이삭 기자 2023-11-08 11:00:00
희망범위 최하단 '3만6200원' 공모가 확정 증시 위축→IPO 시장 침체 우려 고조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본사 [사진=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코노믹데일리]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공모가가 희망범위 최하단으로 결정되면서 상장주관사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국내 증시가 위축된 상황에 기업공개(IPO) 시장마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희망 밴드(3만6200∼4만4000원) 최하단인 3만62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앞서 이루어진 수요예측에서는 1141개 기관이 나선 끝에 경쟁률 17.2대 1을 기록했으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조5700억원 수준이다.

해당 배경에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IPO 흥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표주관사를 맡은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요즘 증시가 불안한 까닭에 이번 수요예측이 평소보다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공동주관사인 NH투자증권 관계자도 희망가가 최하단으로 정해진 만큼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대어급 IPO로 거론됐던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은 기업공개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서울보증보험은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당시 공동주관사 역시 미래에셋증권이었다.

이런 가운데 에코프로그룹 상장사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부정적 증권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에코프로는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65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9.3% 줄었다고 공시했다.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67.6% 감소한 459억원으로 집계됐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해 "4분기에도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양극재 수요 감소로 양극재 출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메탈 가격 하락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실적 부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4분기 양극재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10% 하락, 판매량은 3% 감소가 전망된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매수 의견을 고수했으나 목표주가를 50만원에서 35만원으로 낮췄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41만원에서 35만원으로 내리면서 수요 둔화를 반영해 실적 전망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