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룸버그 "韓 공매도 금지, MSCI 장애물"…당국, "선제 척결"

박이삭 기자 2023-11-06 15:36:36
금감원장, 선진 제도 위한 '불가피한 선택' 강조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가 공매도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당국은 이 같은 우려에도 공매도 제도 개선에 우선 방점을 찍고 있다.

5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서치 기업 스마트카르마의 브라이언 프레이타스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금지가 과도한 밸류에이션에 제동장치 역할을 하지 못해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일부 주식 종목에 거품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앞서 영국 로이터통신도 한국의 불확실한 공매도 정책이 MSCI 지수 편입의 해결 과제라고 보도했다.

지난 6월 MSCI는 한국 증시를 '신흥 시장(Emerging Market)'이라고 규정하는 동시에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맞은 개선이 완전히 이루어질 경우 등급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최근 불거진 불법 공매도 같은 문제를 먼저 수습하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불법 공매도 문제를 제대로 시정하지 않으면 증시 신뢰 저하뿐 아니라 시장에서 공정한 가격이 형성돼야 하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에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고 했다.

이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사이 개인투자자를 비롯해 문제를 제기한 것들에 대해 우리가 전향적으로 전문가와 논의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회계법인 CEO 간담회' 현장에서 "단순히 깨진 유리가 많은 도로 골목 수준이 아니라, 유리가 다 깨져 있을 정도로 불법이 보편화돼 있는 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가 여권의 총선 전략이 아니냐는 질문에 "선진적 공매도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