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점유율 1%도 안 돼"...현대차그룹, 판매부진에도 中 시장 버티기 돌입

장은주 기자 2023-10-18 18:43:37
현대차 中 시장 점유율, 0.87%...기아는 0.25% 2018년부터 하향곡선...비야디·테슬라에 밀려 대표 전기차 '아이오닉5'·'EV6'도 중국선 '찬밥' 중국서 맥 못추자 고육지책으로 수탁생산 거론
중국 내 현대자동차 전시장[사진=베이징현대]
[이코노믹데일리] 한국 산업 전반을 이끄는 국내 최대 완성차 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이 수년째 중국 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2686만대)의 1% 수준인 27만3000대를 판매했다. 일각에서는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지만, 현대차그룹은 중국 대체 시장 확보를 모색하면서도 고성능차와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재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18일 중국 자동차정보사이트 처주즈지아(車主之家)에 따르면 지난 9월 현대차 중국법인 베이징현대는 1만7657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0.87%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모델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로 8124대가 팔렸다. 이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투싼이 4841대로 뒤를 이었다. 중국 전략형 SUV인 무파사의 경우 2459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그 외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인 라페스타, 중형 세단 쏘나타, 중형 SUV 셩다(국내명 싼타페) 등의 판매 대수는 각각 100~300대에 그쳤다.

기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기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0.25%에 불과했다. 차종별로는 준중형 SUV 스포티지가 1516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이어 전략형 SUV 즈파오 756대, 셀토스 731대, K3 720대 순이었다.

현대차그룹이 처음부터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던 건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2년 EF쏘나타(현지 모델명 밍위) 출시와 함께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리고 2008년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이 현대차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18년 116만179대를 기록한 뒤 △2019년 90만8828대 △2020년 66만4744대 △2021년 47만7282대 △2022년 33만9003대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동화 전환 시기에 맞춰 성장한 비야디(BYD) 등 현지 기업과 테슬라에 밀리며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특히 세계적인 호평 속 현대차그룹의 호실적을 이끈 전용 '아이오닉5'와 'EV6'는 중국 현지 시장에서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성적이 부진하자 최근에는 충칭공장을 매각하는 등 중국 시장 철수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최적화를 위한 조정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상품성을 내세워 중국 내에서 브랜드이미지 제고를 위한 각종 활동을 지속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에서 부활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자동차(北京汽车·BAIC)의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 모델 위탁생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차가 아크폭스를 생산하려는 곳으로 거론되는 곳은 베이징현대 3공장이다. 해당 공장은  2012년 생산을 시작했으며 연간 45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또 146만㎡ 규모 부지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장이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