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공식 출시를 알린 토레스 EVX의 인도 시기와 상품 설명 등에 혼선을 빚은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한국산 배터리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뉘앙스를 풍겨 논란이 일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3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개막식에서 토레스 EVX를 공개하고 오는 11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약 5개월 뒤, 토레스 EVX의 출시 시기를 당겨 지난 20일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공식 출시를 알렸다.
하지만 토레스 EVX는 아직 생산 직전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부터 생산을 진행해 오는 11월부터 사전계약 고객을 포함해 공식 인도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보조금 소진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연말인 11월에 차량을 인도할 경우 보조금이 모자라 보조금 적용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뿐만 아니다. 블로터 보도에 따르면 출시 당일(20일) 공개된 카달로그에는 '아이폰 12 이후 출시 모델(스마트폰 무선충전) 사용 불가'라고 표기됐지만, 실제 토레스 EVX는 아이폰 12 이후 모델인 '아이폰 14'까지 무선 충전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내용은 권용일 KG모빌리티 기술연구소 상무가 지난 21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열린 미래 전략 발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아이폰 12 이후 출시 모델의 토레스 EVX 무선충전 사용 불가 사실을 다시 한 번 공언했다. 당시 권 상무는 관련 질문에 "토레스 EVX 개발하는 과정에서 아이폰 12 이상 기종의 무선 충전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이는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22일 잘못된 정보를 인정하고 출시 이틀 만에 카탈로그와 가격표를 전량 폐기 및 수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 21일 미래 전략 발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곽 회장의 발언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곽 회장은 토레스 EVX에 중국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것과 관련해 "중국에 대해 배울 것은 배워야지, 비경제적인 판단을 내려선 안 된다"며 "중국 배터리 기술이 한국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산 배터리를 깎아 내리는 듯한 뉘앙스로 느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곽 회장이 중국산 배터리만 고집하겠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그는 "토레스 EVX가 LFP 배터리를 썼다고, 향후 모든 전기차 모델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개발 모델별로 적합한 배터리를 선택할 것이고, 이와 관련해 국내 협력사들과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KG모빌리티는 전신인 쌍용자동차 시절 당시 최대 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자동차로부터 기술만 뺏기고 버려진 이른바 가슴 아픈 '먹튀 사건'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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