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정경유착 감시" 초대 윤리위원장에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

[이코노믹데일리]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윤리위원회를 발족하고 초대 위원장에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선임했다. 윤리위 설치는 류진 한경협 회장이 취임한 지난 8월 임시총회에서 정관에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다. 정경유착 방지가 최우선 목표로 향후 내부통제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지 관심을 모은다.

17일 한경협에 따르면 윤리위는 목 위원장을 포함한 외부위원 4인과 내부위원 1인 등 5인으로 구성됐다. 외부위원에는 김학자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과 김효선 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박광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 교수가 위촉됐다. 내부위원은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이 맡았다.

목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977년 제1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헌법재판관을 지냈다.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 사회공헌위원장, 한진그룹 ESG자문위원장, 한진그룹 윤리경영위원장, 고려대 석좌교수 등을 맡고 있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10기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동기다.

한경협은 목 위원장 선임 배경으로 "1983년부터 30년간 법관과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하며 치우침이 없고 법조계뿐 아니라 각계에서 신망을 받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한경협은 "협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객관적인 시각에서 위원회를 윤리적으로 운영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경협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현재 명칭으로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등 혁신안을 추진했다. 윤리위 설치는 혁신안의 핵심 내용으로 꼽힌다.

윤리위 출범과 관련해 한경협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단체로 거듭날 핵심 시스템을 갖추게 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리위 외부위원 성비를 남녀 각각 절반으로 맞추고 법조계와 학계 인사로 구성해 다양하고 전문적인 시각에서 협회와 회원사의 윤리경영을 심의하고 조언할 것으로 기대했다.

핵심 기능은 회원사에 재정적인 부담을 주는 대외 지원 사항을 검토하는 것이다. 재단이나 기관·단체 등에서 기부 또는 출연을 요구할 때 이를 세밀히 따져보고 정경유착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한경협은 윤리위 결정 사항을 의사 결정과 업무 집행에 반드시 고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회의는 매 분기 1회 개최가 원칙이며 필요할 땐 비정기 회의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