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박사)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중국건설은행타워에서 열린 '제3회 한·중 미래 경제 협력 포럼'에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시대, 한·중 반도체산업 협력'이란 내용으로 주제 강연을 진행했다.
전 박사는 "세상에서 지금 가장 위험한 물건은 바로 물, 불, 반도체"라며 "미·중 관계와 한·미 관계를 공통으로 연결하는 딱 한 가지 키워드가 바로 반도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중국 기술패권 전쟁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며 "AI 가장 밑단에 있는 것이 바로 반도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對) 중국 무역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8월 기준 대중국 무역수지는 11억 9000만 달러(약 1조5779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중국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1993년 1월 이래 처음으로 11개월 연속 적자를 낸 모습이다.
전 박사는 "한·중 관계 악화로 인해 국내에 반중 정서와 대중 무역수지가 사상 최악에 다다랐다"면서 "한국과 중국의 산업 구조 유사성이 점점 깊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국내 반도체 기업과 중국 반도체 기업은 최소 2년에서 최대 7년 가까이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전 박사는 "반도체 산업에서 1,2년은 다른 산업에서의 10년, 20년과 맞먹는다"고 덧붙였다.
전 박사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줄이지 못하는 최대 이유는 장비에 있다고 봤다. 실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TSMC 등 선진 업체들은 3나노를 하고 있지만 중국 장비 업체들은 여전히 5단계 뒤쳐진 14나노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럼에도 중국이 언젠가는 반도체 국산화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장비 기술력은 뒤쳐지지만 중국도 전 세계 소재 공급망에서 굉장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전 박사는 "중국은 전 세계 인구 5분의 1과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가진 나라"라면서도 "그러나 중국도 누군가와는 파트너십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과 함께 협력해 양국은 앞으로 30년을 내다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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