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우리가 몽골에 나무를 심는 뜻은…

박경아 기자 2023-08-17 06:00:00
보기 드문 조림 성공국 한국, 몽골 사막화의 피해국 된 아이러니 보다 효과적인 몽골 사막 조림 위해 현지에 기술인력 파견까지
오비맥주 자원봉사자들이 10년 넘게 몽골에서 숲을 가꾸고 있다.[사진=오비맥주]

[이코노믹데일리] 몽골은 전체 국토의 76.9%, 즉 한반도의 5배 면적이 사막화 영향을 받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토지 황폐화를 겪고 있다. 몽골 자연환경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60년간 세계 평균기온이 0.7도 상승하는 동안 몽골은 무려 2.1도 상승했으며 지난 30년간 1166개의 호수와 887개의 강, 2096개의 샘이 사라졌다. 

이런 배경 아래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제66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2030년까지 10억 그루 나무 심기, 탄소 배출 26% 감축, 기후변화 대응에 국내총생산(GDP) 1% 지출 등 계획들을 발표하고 이후 다양한 후속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1982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우리나라를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개발도상국’으로 평가했다. 우리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녹색기후기금(GCF) 유치국으로서 기후 분야 국제 협력을 이끌고 있다. 몽골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갖춘 최적의 협력 파트너가 바로 우리나라인 것이다. 게다가 몽골 사막화는 그 지역에서 불어오는 황사 바람의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도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우리에게 마스크는 원래 코로나19보다 황사 미세먼지 차단용으로 친숙했다. 

우리나라는 국토녹화 성공에 멈추지 않고 일찍부터 세계의 산림복원 문제에 관여해 왔다. 1990년대 중반에 한중수교를 계기로 중국 내몽골 쿠부치 사막에 우리 산림청이 코이카 자금을 가지고 사막화방지 조림에 나서 각고의 노력 끝에 8000 헥타르가 넘는 조림 성공지를 만들었다.

쿠부치 사막 조림의 성공은 황사 최대 피해국인 중국이 대규모 조림사업에 나서게 했고, 지금은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사막 조림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5년 몽골 정부와 함께 몽골의 동서를 잇는 총연장 약 3700km에 달하는 사막화 방지 그린벨트 조성 계획을 세우고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1차 조림사업을 실시해 총 3046 헥타르에 달하는 사막·건조지 1단계 녹화사업을 완료했다. 2단계 사업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로 울란바토르 시(市) 북부 수흐바타르 구(區)에 약 40헥타르에 달하는 도시숲 조성을 완료했다. 

이 같이 몽골에서 진행되는 사막화 방지 녹화사업의 성과는 국토의 73%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숲 면적이 국토의 7%에 불과한 몽골 입장에서 대한민국과 같은 국토녹화를 꿈꾸도록 만들고 있다. 

산림청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단장 이성길)은 지난 6월 19일부터 28일까지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산림종자 전문가팀을 몽골로 초청해 현장 자문과 워크숍을 진행했다.

전문가팀은 한-몽 그린벨트 프로젝트 제3단계 사업지인 우브르항가이, 셀렝게, 홉스굴 아이막과 에르데네트 산림유전자원센터를 방문해 현지 산림종자 생산·관리 현황을 확인하고 우수종자 확보와 공급에 관한 자문을 제공했다.

몽골의 10억 그루 나무 심기 목표 달성을 위한 첫 관문은 우수한 산림 종자와 묘목의 공급이다. 이를 위해 몽골 정부는 제2도시인 에르데네트에 산림유전자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우수 종자 선별과 보급 등에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한국의 산림종자 전문가 파견 및 경험 공유를 요청한 것이다.

지금 몽골에서는 한국의 지원을 받아가며 3단계 조림사업(2022~2026년)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이 현지 조림사업 뿐만 아니라 사막화 방지 등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기술교육센터를 설립해 현지인들에게 조림과 양묘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그들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