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준금리 4연속 동결 3.50%…금융불안 진화 최우선

신병근 기자 2023-07-13 10:44:04
경기부진에 부동산PF 악재…추가 인상 불확실
이창용(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기준금리가 4회 연속 동결되며 3.50%를 유지했다. 통화당국이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외국인 투자 자본 유출이 우려된 상황에서도 국내 경제·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존 기준금리 연 3.50%를 동결했다. 올해 들어 2, 4, 5월에 이어 4회 연속 동결에 해당한다.

이날 한은 금통위 의결은 현재 국내 경기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수출과 내수 회복이 불투명한 실정에서 하반기 경기 반등도 어렵다는 전망이 따르는 것과 상통한다. 특히 정부가 내다 본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앞서 발표한 1.6% 대비 0.2%포인트 떨어진 상태다.

한은도 지난 5월 국내 성장률을 1.4%까지 낮춰 잡았는데, 반도체 등 우리나라 강세 부문인 IT(정보통신) 경기 회복이 뚜렷하지 않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기대보다 작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내 경제 불안감을 최근 고조시킨 새마을금고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도 이번 한은 금통위 의결에 영향을 미친 것을 보인다. 새마을금고 대출 연체율 상승과 예금 인출 사태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1.75% 포인트를 유지했는데,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현재 5.25%를 가리킨다. 문제는 미국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 포인트 금리를 올린다면 우리나라와 2.00% 포인트 차로 벌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나 우리나라 금융 시장이 과거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2%대 역전 폭이 코 앞에 왔다"며 "그만큼 외국인 투자 이탈이나 원화 약세(가치 하락) 압력이 커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2020년 3월 1.25%에서 0.75%로 낮아졌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로 2달 만에 0.75% 포인트 급락한 바 있다. 이후 무려 아홉 번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15개월 만에 0.25% 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아울러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 올해 1월까지 0.25% 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 포인트 두 차례 등 모두 3.00% 포인트 금리를 끌어 올렸다. 이랬던 금리 인상 기조는 사실상 지난 2월 동결로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