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와 같은 신(新) 비전을 선포했다. 앞으로는 가전을 넘어 집, 상업 공간, 이동 공간, 더 나아가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까지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기업으로 담대한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조 사장은 이날 "LG전자는 2030년 매출 100조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LG전자의 새로운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계획을 소개했다.
국내 기업들은 최근 펜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생성형 인공지능(AI) 출현 등 여러가지 사건들로 복잡하고도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노출됐다. 조 사장은 "지구 8바퀴 반에 달하는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두 눈으로 직접 시장을 확인해보니 결국 답은 시장과 고객에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중·장기 미래구간에서 주목해야 할 변곡점에 해당하는 세 가지 변화에 주목했다.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해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서비스화(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 △디지털화(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전기화(일렉트리피케이션·Electrification) 등이다.
조 사장은 "이러한 변화에 따라 LG전자는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추구해나갈 것"이라며 "재무적으로는 2030년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 7배 이상)'을 달성하고 매출액 규모를 100조원까지 끌어올려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논-HW(Non-HW)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을 3대 축으로 신성장 동력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2030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이들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우선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에서 LG전자는 하드웨어(HW)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플랫폼, 콘텐츠·서비스, 솔루션 등 Non-HW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TV라는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사업 모델이 가능해졌다"며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로 디바이스에서 플랫폼, 제품에서 서비스로의 전환을 이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B2B 사업도 속도를 낸다. LG전자 전장(VS)사업본부는 지난 10년간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약 30% 수준으로 성장하며 10조 매출 규모를 가진 LG전자 주력 사업으로 거듭났다. LG전자는 전장사업과 더불어 HVAC(난방·환기·공기 조절) 사업 등 다양한 B2B 분야에서 고객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도 담대한 도전을 이어나간다. LG전자는 메가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는 전기차(EV) 충전 시장에서 충전기 개발과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EV 충전기 사업자로 진입한 후 차별화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EV 충전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전자는 디지털 헬스도 고성장이 가능한 유망한 분야로 꼽고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모습이다.
이러한 노력은 상반기 실적에도 곧바로 반영됐다. LG전자는 2분기(4~6월)에 역대 동분기 중 매출액 최대, 영업이익 두 번째를 달성했다. 글로벌 수요 침체에도 사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가시화된 셈이다.
한편 이번에 발표한 3대 성장 동력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어떤 차이점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조 사장은 "3대 성장 동력을 훨씬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했고 그동안 해왔던 방식이나 속도로는 고객경험에 맞는 규모를 만들기 힘들다"며 "LG전자는 뚜렷한 변곡점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많은 투자를 통해 또 다른 퀀텀점프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