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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서의 산업있슈] LG·한화·LS의 '이유 있는' 폴란드行...공급망 협력 '촉각'

고은서 기자 2023-07-08 07:00:00
구광모·김동관·구자은 등 경제사절단 합류 배터리·방산 중심으로 신규 투자 가능성 ↑
(사진 왼쪽부터)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LG·한화·LS 등 국내 주요 기업 수장들이 윤석열 대통령 폴란드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으로 합류한다. 배터리·방산 주요 거점으로 꼽히는 폴란드에서 경제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첨단산업 분야에서 공급망 확대를 논의할 전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 4박 6일 일정으로 폴란드·리투아니아를 방문하는 가운데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이 함께한다. 이외에도 폴란드 경제사절단에는 대기업 24개, 중소·중견기업 41개, 공기업·기관 17개, 경제 단체와 협·단체 7개 등 87개사가 포함됐다. 

1989년 한국과 수교한 폴란드에는 LG를 비롯해 국내 기업 300여 개사가 진출한 상태다. 이번 방문은 한국과 폴란드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이해 14년 만에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이다. 

재계는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김동관 부회장, 구자은 회장 등이 폴란드에서 신규 투자 유치를 발표할 지 주목하고 있다. 폴란드는 서유럽과 중동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이점과 유럽 국가 중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등 덕분에 국내 기업에게 최고의 투자처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번 구광모 회장의 폴란드 방문은 특히 의미가 깊다. 폴란드에 LG 배터리, 가전 등 주요 사업장이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6년 폴란드에 진출한 이후 세계 최대 수준인 연 86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갖췄다. LG전자·LG이노텍·LG화학 등도 진출해 있어 지난해 말 기준 폴란드에서 LG그룹의 총 생산액은 127억 달러(약 16조5000억원)에 달한다.

방산 사업을 하는 한화그룹에도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인 173억 달러(22조원)의 수출 성과를 거뒀다. 한국 기업들이 폴란드와 체결한 금액은 124억 달러로 전체 방산 수출액 70%를 넘어선다. 

폴란드는 지난해 한국에서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다연장로켓 천무 등 20조원 규모 방산 무기를 계약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7~12월) K-9 자주포 등 2차 계약 협상도 앞두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하반기 폴란드에 첫 유럽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방문으로 동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LS그룹은 LS전선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통신용 광케이블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앞서 구자은 회장은 지난 4월 폴란드를 방문해 현지 공장들을 돌아보며 현장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강조한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사업 확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 기간 다른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연례 행사인 '제주 포럼'과 일정이 겹쳐 불참한다. 삼성에서는 이 회장을 대신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제사절단에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