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의선 회장, 인텔 핵심 공장 방문…車 반도체 공급망 점검

장은주 기자 2023-07-09 17:02:58
정의선, 유럽 출장 중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 방문 생산 공정 둘러보며 기술역량 내재화 전략 등 구상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부터) 김흥수 현대차 부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이 일행들과 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킬데어주 레익슬립에 있는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이코노믹데일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차량용 반도체 원활한 수급을 위해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중 하나인 인텔의 최첨단 반도체 연구소에서 생산 공정을 둘러봤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7일(현지시간) 유럽 출장 일정 중 아일랜드 킬데어주(County Kildare) 레익슬립(Leixlip)에 있는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에서 자동차에 사용될 핵심 반도체들의 개발 현황과 생산공정을 둘러봤다. 

이날 정 회장은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의 안내로 '팹24(Fab24)'의 '14나노 핀펫(14FF)' 공정을 둘러봤다. '핀펫'은 정보처리 속도와 소비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만든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다. 팹24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현대차의 표준형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제네시스 G90, 기아 EV9의 ADAS에 탑재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해 공급한다.

정 회장은 인텔의 팹 운영 현황을 365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는 원격운영센터(ROC)에서 인텔의 반도체 생산과 공급망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자동차가 '달리는 컴퓨터'로 진화함에 따라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목적 기반 차량(PBV) 등 미래 모빌리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메인 부품이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해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칩이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의 다각적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 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개발·기술 역량 내재화를 그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방식 신년회를 통해 "현재 자동차에 200~300개 가량 반도체 칩이 들어 있다면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반도체 칩 2000개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며 반도체 중요성을 짚었다. 차량용 반도체와 그룹 내 관련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이밖에 정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의 협력, 차량용 반도체 개발·기술 역량 내재화 외에 유망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차량용 반도체 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에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는 1989년 가동되기 시작한 곳으로 현재는 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인 '팹34'를 구축하고 있다. 극자외선(EUV)을 이용하는 최신 제조 설비를 갖춰 조만간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또 최근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반도체산업 육성 움직임에 부응해 생산 거점을 확충하고 신규 공장과 연구개발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유럽 내에서의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