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SK·LG, 전략회의 열고 하반기 '심기일전'

성상영 기자 2023-06-06 17:59:50
삼성전자, 세트 사업 경쟁력 제고 등 논의 SK는 최태원 회장 참석한 '확대경영회의' LG는 계열사별 전략보고회 열고 중간 점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삼성·SK·LG 등 주요 그룹이 상반기 전략회의를 잇따라 열고 중간 점검을 비롯해 하반기 위기 대응책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해까지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를 막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더 악화돼 어느 때보다 회의 분위기가 엄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하순 각 사업부문과 국내외 사업장 고위 경영진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에 회의를 열고 반기별 전략을 점검해 왔다.

삼성전자 가전·모바일 등 세트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20일부터 22일까지 전략회의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DX부문 산하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밑돌며 부진했다.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진정 국면에 돌입하면서 소비 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사(全社) 실적 방어에 보탬이 된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 S23 시리즈 흥행을 7월 공개될 5세대 폴더블 스마트폰(갤럭시 폴드·Z플립 5)을 통해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와 Z플립 5 공개 행사를 국내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도체가 주요 사업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도 같은 날 전략회의를 한다. DS부문은 개인용 컴퓨터(PC)와 서버 등 전방 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고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도 위축됐다.

DS부문은 1분기 영업손실 4조5800억원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사업 전략을 다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메모리 수요 반등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반도체 효과가 기대되지만 속도는 더딜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아 분위기를 더 지켜봐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SK는 해마다 '확대 경영회의'를 열어 전략을 논의한다. 8월에 진행하는 이천포럼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앞서 상반기 성과를 살펴보고 하반기 계획을 수립하는 중간점검 색채가 짙다. 오는 15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개최 예정인 이번 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참석한다고 알려졌다.

SK그룹은 배터리(Battery)·바이오(Bio)·반도체(Chips)를 일컬어 'BBC'를 미래 주력 사업으로 삼았는데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의 이차전지 자회사인 SK온은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하면서 수율(양품 비율)이 낮은 성장통을 겪고 있고 반도체(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극심한 수요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박정호 SKSK하이닉스 부회장을 중심으로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직한 최태원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직접 챙기면서 하반기 전략을 구상할 전망이다.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은 지난달 각 계열사마다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진행했다. LG그룹은 상·하반기 각각 전략보고회와 사업보고회를 연다. LG전자와 LG화학이 최근 전략보고회를 마쳤고 나머지 계열사도 회의를 했거나 앞뒀다고 전해진다.

계열사별로 지난 1분기 실적을 보면 LG전자는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전자(6400억원)을 앞질렀으나 전년(2022년) 대비로는 악화했다. LG화학은 이차전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이 연결 실적에 반영되며 7910억원을 거뒀지만 석유화학 사업은 상황이 좋지 못했다. LG그룹은 그간 주력해온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하반기에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