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약탈적 M&A 근절…의무공개매수 연내 도입 추진"

[이코노믹데일리] 약탈적 기업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지배주주와 불투명한 거래를 통해 일부 지분만으로 기업을 인수해 일반주주에 피해를 준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일반주주의 권익보장을 위해 1998년 폐지된 의무공개매수제도를 27년 만에 재도입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주식 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변경 시 일반투자자 보호 방안 세미나'에서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해 경영권 변경 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내용과 동일하다. 향후 법 제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윤창현 의원실은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쳤고 6월에 상정하면 7~8월에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회사의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의 주식을 취득하면 주식의 일정 비율 이상을 공개매수 방법으로 의무적으로 취득하도록 하는 주주 보호 장치다. 1997년 처음 도입됐지만 1998년 기업 간 M&A를 어렵게 해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이유로 시행 1년 만에 폐지됐다.

국내 기업 M&A는 주식 양수도 방식이 대다수다. 피인수 회사 주주에 대한 권리보호 장치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주식 양수도 방식의 M&A를 반대하는 일반주주에게 자금회수 기회를 주지 않고 지배 주주와의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윤 의원 법안에 따르면 M&A 과정에서 지분 25% 이상을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되면 잔여 주주를 대상으로 '총지분의 50%+1주' 이상을 공개매수하도록 했다. 일반주주 지분도 동일한 가격으로 매수하는 내용을 포함해 높은 가격에 매각할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의미다. 

또 금융감독원에 공개매수 신고서를 제출하고 매수 이후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일반주주의 잔여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 없이 경영권을 취득했을 때를 대비해 의결권 제한과 주식 처분 명령 등의 보완 대책도 마련했다. 

윤 의원은 "기업 M&A 과정에서 일반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일반주주들도 기업 경영권 변경 과정에서 지배주주와 동일한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