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차기 우리은행장, N차 인선 방정식…임종룡표 해답 "계파갈등 매듭"

신병근 기자 2023-05-25 05:00:00
한일·상업銀 출신 구도…최종 2인 선발 예고 관례상 '상銀' 우위…소식통 "이걸 깨면 종결"

(사진 왼쪽부터) 24일 오전 현재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에 오른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사진=우리은행]

[이코노믹데일리]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을 결정짓는 막판 키워드로 '계파' 종결이 지목된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본인과 발맞출 최대 계열사 우리은행 수장을 선발할 기조로, 양분된 입행(入行) 출신지 관련 내부 갈등을 매듭지을 것을 거듭 강조하면서다.

우리금융 이사회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24일 오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4명 중 최종 후보 2명을 추리는 절차를 밟고 있다. 

자추위는 오는 26일 임시 회의를 열어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을 이을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 1인을 추천한다. 임 회장 취임 후 두 달여 만에 이뤄질 핵심 계열 최고경영자(CEO) 내정과 동시에 임 회장을 떠받칠 공식 서열 이인자를 가리는 자리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 통틀어 최초 오디션 방식에 외부 전문 기관까지 동원한 이번 인사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관전 포인트는 조직 융합에 방점이 찍힌다. 우리금융 태생적 한계이자 고질병인 계파 갈등, 즉 우리은행 전신인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으로 쪼개진 고위 임원 간 대립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후보군에 오른 강신국(60)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부행장, 박완식(60) 우리카드 대표, 이석태(60)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겸 부행장, 조병규(59) 우리캐피탈 대표 등 4명은 한일파 강 부문장·박 대표, 상업파 이 부문장· 조대표 등 2대2 양상을 그린다.

업계에서는 지난 3월 그룹 계열사 CEO에 오른 박 대표와 조 대표의 인사 이동 리스크를 고려해 강 부문장과 이 부문장의 '동갑내기 부행장' 양강 구도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했다. 특히 현직 이 행장과 손태승 직전 그룹 회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란 점을 고려해 이번 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 오를 것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다시 말해 계열사 추가 인사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관례상 타순이 돌아온 상업은행 출신의 이 부문장이 정무적 포인트에서 앞선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관련기사 : 본지 5월23일자 '우리은행장, 64년생 맞대결…이석태, 입행·출신 '정무' 포인트 우위']

하지만 그룹 회장이자 자추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 회장이 임원 회의에서 잇달아 탕평책을 강조하자, 일찌감치 관례를 깨려는 포석이란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일→상업→한일' 식 주고 받는 순서를 탈피해 입행지가 아닌 순수한 실적 기반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권 한 소식통은 "이번 인사가 우리은행 계파 갈등 이슈의 마지막 순번이라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며 "4명 후보를 출신별 2대2로 균등하게 올린 것 자체가 임 회장의 조직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직전 회장 흔적을 지우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임 회장 입김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조직 쇄신에 무게를 싣는다면 기존 공식을 충분히 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