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엔데믹 여행객 급증…보험硏 "해외 제휴 의료서비스 가능"

지다혜 인턴기자 2023-05-23 06:00:00
AIG 실례…보험사 의료비 보장 필요성 제기 "사후 보험금보단 직접 문제해결 요구 추세"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이 최근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코로나19 사태 엔데믹(풍토화)에 따라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국내 보험사가 현지 의료기관과 제휴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해외 여행에 수반되는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상품 개선에 나서는 한편 본질적인 수요자 대응이 요구되면서다.

23일 보험연구원 '코로나19 위기 상황 종식과 여행보험 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소비자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여행보험을 새롭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재무적 보상이 아닌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은 사후에 보험금을 받기보다 보험사가 직접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저개발 국가를 여행할 때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의료서비스를 적절히 받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내 손보사가 제공하는 해외 여행보험에서는 현지 의료기관이나 대처방안을 안내해 주는 전화 서비스가 있지만 원격 의료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상품은 없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글로벌 종합보험사 AIG의 여행상품 'AIG Travel'은 헬스케어 기업인 'New Frontier(뉴 프론티어)'와 제휴해 여행 중에 원격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여행 특성상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하기보다 원격으로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원격 의료서비스를 보험사가 직접 제공하는 건 규제적 한계가 있지만 현지 의료기관과 제휴해 현지에서 직접 대면・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손보사들도 소비자 수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행지 의료비 보장에 대한 보험료 비중이 크게 증가해 왔다.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에 대한 여행객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해외 여행보험 의료비 보장 비중은 2019년 45.7%에서 지난해 62.8%로 늘어났는데 코로나19 발생 전후 요율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해당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에는 중요시 하지 않았던 의료 응급상황, 검역 비용, 여행 중단·취소 및 지연과 같은 사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점차 보편화됨에 따라 자기를 보호할 수단에 관심이 모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상위 6개 손해보험사의 여행보험 가입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기준 국내 여행보험 가입은 30만3219건으로 전년 대비 78.3% 증가했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선 21.5% 늘었다. 다만 해외 여행보험 가입은 77만6542건으로 전년에 비해서는 435.6% 증가했지만 2019년 250만8135건의 30% 수준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