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현장] 韓 최초 코로나 백신 개발사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강자 위한 전략 발표

현정인 수습기자 2023-04-28 16:00:55
지난 5년간 투자금액의 5배 투자 예정 글로컬라이제이션·C(D)MO로 해외 현지 시장 확보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정인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대한민국 첫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강자로 굳히기 위한 전략에 나선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3 SK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백신·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탑티어(Top-Tier)로 도약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2.4조원을 투자할 것을 밝혔다. 연구개발(R&D) 영역에서만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인류 보건 증진 및 바이오 강국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2년 만에 첫 적자…미래 투자로 극복 예정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년 만에 처음 적자로 전환됐다. 회사 측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먼 미래를 보고 투자 금액을 과감하게 늘렸다고 말했다. 이번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투자하기로 결정난 2.4조원은 지난 5년간(2018~2022년) 투자금액의 약 5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위한 세부 전략으로 △해외사업 확대 △백신사업 강화 △신규 플랫폼 확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대응 포트폴리오 및 인프라 확장을 제시했다. 최근 국내외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이어 차세대 백신 플랫폼 영역 확장을 위한 준비로 백신 주권 확보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 중장기 핵심 성장 전략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 진입… 신규 CMO 수주도 임박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컬라이제이션과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에 나선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프로젝트 중 하나로 조인트벤처와 비슷한 사례다. 백신 개발, 제조, 생산 역량을 해외 정부 및 파트너사 이전에 각 지역의 요구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중동부터 라틴아메리카, 동남아,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내 2곳 이상의 지역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을 통해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고 자체 개발한 백신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진행하면 회사측 금액 부담이 크지 않냐는 의견이 나왔다. 5년간 투자하기로 결정한 2.4조원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우려다. 그러나 안 사장은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경우 공공 사업의 목적이 강해 그 나라의 정부가 대주주로 들어간다”며 “기술 수출에 대한 가치 지분을 인정 받는 경우라 일정 현금은 들어갈 수 있지만 부담이 큰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백신을 위탁생산하며 입증한 역량으로 각종 감염병에 대한 C(D)MO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코로나19는 팬데믹에 접어들고 있지만 새로운 팬데믹에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사업 강화와 신규 CDMO 영역 개척을 통해 백신의 균등 공급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수의 기업들과 구체적으로 CDMO 계약 조건을 확인 중이며 빠르면 올해 상반기 내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와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CDMO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준으로 평가받는 cGMP(美 FDA의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수준의 생산 시설인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를 설립해 CDMO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또 글로벌 빅파마와의 추가적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백신 플랫폼뿐만 아니라 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플랫폼에 대한 C(D)MO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전 세계 백신 및 바이오 기업들이 R&D를 포함한 전반적 영역의 체계적 투자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며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이 백신∙바이오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