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美 혁신 바이오제조 기술 도입...韓 정책 전환 필요성 증가

현정인 수습기자 2023-04-14 17:47:04
정부 차원의 목표·중장기적 전략 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미국이 혁신 바이오 제조 기술 도입으로 바이오 분야 공급망 대응을 밝힌 가운데 우리나라도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13일 밝힌 '글로벌 이슈 파노라마'에 의하면 미국 정부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국가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를 위한 과감한 목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약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 이상 규모의 바이오 분야 투자 계획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목표인 기후변화, 식품·농업 혁신, 공급망 탄력성, 건강, 첨단기술 등을 위한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 활용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바이오 기반 공급 원료를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머로 전환하기 위한 경로를 개발하는 등 환경 이슈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했다. 또 5년 내 100만종의 미생물 게놈(Genome) 서열을 분석하는 등 신규 발견 유전자의 기능을 80% 이상 이해하도록 계획했다.

협회 측에 의하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체 공급망 확보를 목표로 한 저분자 의약품에 대한 원료의약품(API)의 최소 25% 생산 △공급망 탄력 강화 위한 병목 현상 예측·대응 및 바이오 제조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바이오 제조 상업화 위한 데이터 공유 메커니즘과 인프라 구축 등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우 원료 의약품 자급률이 16.2~36.5%(2017~2021년간 평균 27.8%)로 해외 의존도가 높다. 원료 의약품 개발 및 활성화에 대한 정부 지원도 미흡해 미국이 밝힌 목표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합성생물학,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약품의 API 대량 생산과 상업화에 대한 구체적 목표와 계획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국내 바이오 기술과 바이오 제조 현황을 보면 API, 화학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바이오 기술로 세포 기반 공정과 정밀 발효 및 무세포 시스템을 포함한 합성생물학이 기존 공정을 대체할 수 있다. 이는 여러 API 생산을 가능하게 해 비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합성생물학 관련 연구개발 단계는 기초연구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최근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유전체를 합성, 설계하거나 효소를 이용해 생산 수율을 향상시키는 성과가 나오고 있으나 대학 중심 기초연구에 집중되거나 소규모로 운영 중이다.

이에 지난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합성생물학 기술 육성, 핵심 인프라 구축,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3000억원 규모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협회는 "미국의 바이오경제 활성화 목표를 계기로 국내에도 관련 분야의 지속적인 민간 투자와 바이오 신기술, 제조공정  혁신 등이 요구된다"며 "정부 차원의 목표와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