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여름 성수기 시장을 앞두고 맥주 업계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오비맥주가 ‘카스’를 앞세워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신규 맥주 브랜드 ‘켈리’를 내놓으며 1위 탈환에 나섰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 ‘코젤’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맥주를 국내 첫 출시하며 뒤를 바짝 쫒고 있다. 굳히기에 나선 오비맥주는 카스의 아성을 이을 한맥 리뉴얼 제품을 선보이며 점유율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내외 마스크 해제 등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올여름 맥주 시장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 판도가 변화될 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트진로는 지난 4일 새 맥주 브랜드 켈리를 출고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2019년 테라 발표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이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올해 켈리와 테라의 성과를 앞세워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다. 이에 덴마크에서 자란 프리미엄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두 번 숙성하는 더블 숙성 공법으로 강렬한 탄산감을 줘 차별화를 뒀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하이트’로 지난 2011년까지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다. 그러나 2012년부터 오비맥주 카스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은 뒤 판매량이 줄어 한때 점유율이 20%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2019년 내놓은 테라가 선풍적 인기를 끌며 분위기를 반전 시켰다. 올 2월까지 누적 36억병이 팔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카스의 아성을 넘어서진 못했다.
오비맥주는 10여년째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시장 기준 기업별 점유율을 보면 오비맥주는 53.6%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브랜드별 기준으로는 오비맥주 카스 프레시가 41.3%를 기록, 2012년부터 국내 1위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 테라는 15~20%로 추정된다.
오비맥주는 기세를 잇기 위해 지난달 한맥을 리뉴얼 출시했다.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으로 최상의 주질을 구현한 제품으로 가정·유흥 시장 공략에 나섰다. 병과 캔 패키지 변경을 비롯해 거품 지속력을 강화했다.
치열한 국내 맥주 시장에 당당히 맞불을 놓은 해외 기업도 있다. 체코맥주 코젤은 신제품 ‘코젤 화이트’ 최초 출시국을 한국으로 정했다. 품질에 까다롭고 유행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수입 맥주 점유율은 2020년 47.9%, 2021년 41.5%, 2022년 41.4%로 지속해서 줄었다. 오랜 기간 맥주 시장을 주도하던 수입 맥주가 수제 맥주에 밀린 셈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수제맥주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이고 인기도 시들해지자 코젤을 비롯한 수입 맥주 브랜드들이 다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으로 야외 활동 등 일상의 모든 것들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국내·외 주류 업체간 진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인지도 제고와 유흥시장 영업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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