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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최초 '오디션' 선발…차기 우리은행장 강신국 vs 이석태 2파전

신병근 기자 2023-04-05 15:30:00
임종룡 회장 취임 첫 실행 "투명한 인사 공유" 현직 부행장 프리미엄…상업對한일 출신 대결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

[이코노믹데일리] 이원덕 우리은행장을 이을 차기 경쟁 구도는 강신국(60) 기업투자금융부문 부행장과 이석태(60)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간 2파전이 유력하다. 동갑내기 현직 부행장 사이의 맞대결 양상으로, 이들은 그룹 계열사 대표를 역임 중인 다른 후보보다 현직 은행 소속 프리미엄이 우위에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임종룡 회장 취임 2주차를 맞는 5일 현재 우리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오디션 방식을 도입해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를 거치고 있다. 두 부행장 외에 박완식(60) 우리카드 대표와 조병규(59) 우리캐피탈 대표도 숏리스트(최종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계열사 대표보다 두 부행장이 앞섰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는 것은 박완식, 조병규 대표 모두 지난달 조직 개편 당시 임 회장으로부터 임명받은 초임이라는 점도 주효하게 지목된다. 임명 직후 또다시 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이다.

이번 오디션은 후보 선정부터 외부 전문가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역량 평가, 최종 면접 등 과정을 거치는 점이 특징이다. 관련 정보를 모두 개방할 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관례상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소속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등 소수 임원들만 인사 정보를 주고받은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임 회장 제안에 따라 처음 고안한 오디션 방식을 놓고 업계는 호평 일색이다. 최고경영자(CEO)로서 임 회장이 취임 직후 밝힌 "기발하면서도 투명한 인사, 관련 정보 공유"가 실현되면서다.

과거 임추위가 2~3주 심사했던 기간도 2달가량 늘어난다. 우리금융 측은 "최종 면접까지 고려하면 5월 말쯤 최종 후보가 선정될 것 같다"고 알렸다. 

오디션을 둘러싼 이목이 쏠리면서 임 회장과 호흡을 맞출 그룹 최대 계열사 수장 인선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특히 다른 그룹들에 비해 그룹 내 차지하는 은행 규모와 이익 기여도가 절대적이다. 타 그룹이 50~60%대라면 우리은행은 80%에 달한다.

그만큼 우리은행장은 그룹 이사회 내 비상임이사로서 지위가 높고, 그룹 회장 다음의 공식 서열로 차기 회장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지목된다. 현재까지 두 부행장 간 맞대결 공산이 커졌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금융 인사의 고질병으로 일컫는 '출신'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의 역사를 전제할 때 인사 시즌마다 어느 출신이 행장을 꿰찰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른바 파벌싸움이 극에 달한 전례가 있듯 이번에도 4명의 숏리스트 중 상업은행 출신 2명(이석태, 조병규) 대 한일은행 출신 2명(강신국, 박완식) 등 팽팽한 구도를 그린다.

임 회장 역시 출신에 따른 내부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고수하며 공명정대한 인사에 주력할 뜻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조직 문화를 위하는 게 아주 중요한 아젠다(의제)"라며 "(본인이) 외부에서 온 만큼 (은행장 인선이) 한쪽에 편향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