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미국 MZ도 빠졌다…'K-막걸리' 전세계 진출 기대감

김아령 기자 2023-03-28 06:00:00

서울장수의 수출용 막걸리 제품 4종 [사진=서울장수]


[이코노믹데일리] ‘아저씨 술’의 대명사였던 막걸리가 해외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주류 업계에서는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닌 ‘맛을 음미하는 술’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해외 젊은층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맛의 막걸리로 수출을 늘리고 있으며, 한식 등과 잘어울리는 강점을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배상면주가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국제식품음료전 '푸덱스 재팬 2023(FOODEX JAPAN 2023)'에 선보인 막걸리 제품들 [사진=배상면주가]

 
◆ 부활하는 막걸리…'아재 술'에서 ‘힙걸리’ 됐다
 
2000년대 중후반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을 중심으로 확대됐던 막걸리 수출은 2010년대 초반부터 규모가 작아지기 시작했으나 최근 다시 성장하는 모양새다.
 
27일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2021년 막걸리 수출액은 총 1580만 달러(약 205억원)로 전년 대비 26.8% 증가했고 총 수출 물량은 1만4643톤에 달했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소폭 감소한 1567만7000달러였으나 수출 물량은 1만5396톤으로 증가했다. 이는 2018년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국내 막걸리업계 1위 서울장수는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30여개 국가로 ‘장수 생(生)막걸리’와 ‘월매 쌀막걸리’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장수 생막걸리’는 보관 기간을 3개월로 늘려 미국, 호주를 비롯해 수출 국가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서울장수의 최근 5년간 해외수출 실적은 연평균 8% 성장을 기록했다. 주로 유통기한이 긴 제품이 수출되고 있으며, 특히 ‘달빛유자’와 ‘월매 캔 막걸리’, ‘장홍삼 막걸리’는 해외 실적이 전년 대비 각 41%, 101%, 100% 증가하는 등 반응이 좋다.
 
서울장수는 올해 미국과 베트남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톡쏘고 달콤한 K-칵테일 콘셉트의 막사(막걸리와 사이다) 제품 수출 확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국순당도 해외서 두각을 나타내며 또 하나의 ‘K-막걸리’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순당의 지난해 수출액은 사상 최대인 1070만 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수출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수출 품목을 기존 19개에서 27개로 크게 늘리며 중남미 지역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 1993년 국내 최초로 캔막걸리 ‘바이오탁’을 개발해 막걸리 수출을 시작했다. 현재 세계 50여개 국가에 백세주와 막걸리 등을 판매 중이다. 최대 수출국은 미국으로 지난해 단일국가 첫 300만 달러를 달성했다.

국순당은 크라운제과, 해태아이스크림과 각각 협업해 만든 ‘쌀 죠리퐁당·쌀 바밤바밤 막걸리’를 앞세워 미국 젊은층의 관심을 끈 결과 수출 제품 전량을 완판했다.
 
지난 2020년 5월 미국에 처음으로 진출한 국순당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출시 2년 만에 연간 수출액 100만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수출 첫해에 10여개 국가에 진출했고, 다음 해 15개 국가로 수출이 확대됐다. 2021년 1~2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9% 증가한 145만6000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순당과 롯데칠성음료가 협업해 내놓은 '국순당 칠성막사' 캔막걸리 제품 [사진=국순당]

 
국순당에서 연간 100만 달러 이상 수출되는 브랜드는 지난해 5개로 1년 전보다 1개 늘었다. 최근에는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한 ‘국순당 칠성막사’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스타 제품군 육성에 돌입했다. 

배상면주가는 이달 7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식품음료전 ‘푸덱스 재팬 2023’에 참여했다. 박람회에선 ‘느린마을 늘봄막걸리’, ‘느린마을막걸리 방울톡’, ‘빙탄복’, ‘복분자음’ 등 6종을 공개했다.
 
배상면주가는 박람회에서 해외 바이어와 관람객에게 자사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고 판로 확대에 나서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현재 배상면주가의 수출액을 국가별로 보면 중 미국이 약 6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캐나다·태국·홍콩·호주 등이 주력 수출국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18일 서울 마포세무서에서 열린 수출 설명회에 참석한 주류 제조사 관계자들이 인기 수출 제품을 시음하고 있다. [사진=국세청]


◆ 지원사격 나선 정부…‘K-술’ 해외 진출 돕는다
 
국세청이 올 상반기 중소 주류업체를 대상으로 수출을 돕는 종합 지원체를 발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주류수출 관련한 과세·면세·규제 등 정보가 없어 수출은 엄두도 못 냈던 주류업체들이 해외에 자사 제품을 알릴 기회가 마련될 전망이다.
 
국세청이 우리 술의 해외 진출 지원에 나선 이유는 전통주가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정부는 그동안 술산업을 규제 대상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에 K-콘텐츠 바람이 불면서 술산업도 육성해야 할 대상으로 정체성이 바뀌었다.
 
국세청은 주류면허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우리 술의 수출 활성화를 위한 지원체를 조직하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중 출범할 계획이다. 해당 지원체에서는 현지 주류 관련 규제 등 해외시장 현황과 과거 우리 술 기업들의 수출 성공·실패 사례 정보 등을 제공한다. 또 토종 효모 등 제조 기술과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