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화학, 中 최대 염호 리튬 추출 사업에 RO필터 공급

성상영 기자 2023-03-22 09:36:54
연간 전기차 50만대분 리튬 생산 역삼투압 필터로 리튬 농도 높여 "친환경·고효율 RO필터 시장 주도"

LG화학 청주공장 직원들이 22일 중국 중신그룹에 공급된 RO필터를 살펴보고 있다.[사진=LG화학]


[이코노믹데일리] LG화학이 중국에서 추진하는 최대 규모 소금호수(염호) 리튬 추출 사업에 역삼투압(RO) 필터를 공급했다.

LG화학은 22일 중국 중신(中信)그룹이 진행 중이 궈안(国安) 프로젝트에 RO필터 1만개를 납품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유기업인 중신그룹은 올해부터 칭하이성에 있는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운영사인 치디칭위안은 LG화학이 제조한 RO필터를 사용해 연간 2만톤(t)에 이르는 탄산리튬을 생산한다. 이는 전기차 50만대에 탑재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드는 양이다. 여과 장치를 활용한 리튬 추출 프로젝트로는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한다.

RO필터는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물질이 이동하는 삼투압 원리를 이용한 필터다. 호수에서 탄산리튬을 얻으려면 물을 제거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주로 열을 가해서 물을 증발시켰다. 그러나 RO필터를 사용하면 농도차가 있는 두 용액을 반투과성 여과막으로 분리하고 농도가 높은 쪽에 압력을 가해 물 분자만 통과시킬 수 있다. 이를 역삼투압 공정이라고 부르낟.

RO필터 방식 역삼투압 공정의 최대 장점은 리튬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열을 가하지 않아도 물 분자만 빠르게 걸러내고 고농도 리튬을 얻어낼 수 있다.

LG화학의 RO필터는 주로 해수담수화 설비에 사용돼 왔다. 불순물 제거율이 높으면서도 생산 유량이 많고 내구성도 높아 여러 리튬 추출 프로젝트에도 공급됐다. 현재 중국에서 진행 중인 다수 사업에 LG화학 제품이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RO필터 시장은 매년 8% 이상 성장해 2025년에는 그 규모가 약 2조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9대 염호 리튬 추출 사업 중 5개는 RO필터가 사용된다. LG화학은 중국 이외에 남미에서 추진하는 염호 리튬 사업으로도 RO필터를 판매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리튬 추출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려대학교와 손잡고 차세대 리튬 직접 추출(DLE) 공정용 RO필터를 개발 중이다. DLE는 염호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공정으로 리튬 농축 과정을 줄일 수 있다. LG화학은 리튬 회수율과 순도를 높이면서 내구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형훈 LG화학 RO필터사업담당 상무는 "세계적인 리튬 수요 급증에 발맞춰 전지 소재와 RO필터 분야 리더십을 결합해 세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리튬 생산 공정을 개발해 고객사에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