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정부와 철강업계가 철강 생산 탄소중립(탄소배출 0) 가속화를 위해 1500억원 규모 민간펀드를 조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 대한제강, 아주스틸 등 철강 7개사는 16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철강 생산 저탄소화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국내 철강 생산 공정을 저탄소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 및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업계가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산업부와 철강사들은 2021년 1월 발족한 '그린철강위원회'를 '철강 생산 저탄소 얼라이언스'로 개편해 오는 1분기(1~3월) 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조성한 1500억원 규모 철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생펀드를 활용하고, 이 펀드가 소진되면 추가로 1500억원 규모 민간펀드도 별도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 탄소중립 바람은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규제 때문이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탄소 배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이 EU로 수입되는 경우 해당 제품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와 연동해 관세를 징수하는 제도다.
유럽발 규제가 본격 시행되는 경우 철강업계는 국내 산업군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우리 철강업계는 2021년 기준 43억 달러(약 5조6000억원)를 EU에 수출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 내 알루미늄(5억 달러), 비료(480만 달러) 등 다른 종목보다 압도적으로 수출액이 높다. 산업연구원의 최근 분석 결과에 따르면 규제가 시행되는 경우 철강제품의 EU 수출에서 20% 이상의 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탄소배출권 구매 비용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정부는 △원료-공정-제품-수출로 이어지는 철강 가치사슬(밸류체인)에 걸쳐 2030년까지 철스크랩(고철) 산업 생태계 구축하겠다는 점 △세계 최초 수소유동환원 기술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점 △친환경 선박용 고망간강 밸류체인 완성하겠다는 점 △글로벌 수출 3강 달성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전 세계 각국 탄소중립 추진으로 고철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관련 법령 등을 검토해 업계 지원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철강 주요 미래 기술인 수소유동환원기술에도 오는 2030년까지 약 2400억원의 연구·개발(R&D)비도 투입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철강산업이 탄소다배출 산업에서 친환경산업으로, 범용재 위주 생산에서 고부가 제품 생산으로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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