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롯데케미칼, 지난해 7584억 영업손실…사업 전환 '발등의 불'

성상영 기자 2023-02-09 18:02:18
매출 22조2761억원, 영업익 '적자' 고유가·경기침체 탓…수익성 '비상' 더 절실해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사진=롯데케미칼]


[이코노믹데일리] 롯데케미칼이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고유가와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소재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며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9일 롯데케미칼이 발표한 2022년 4분기·연간 경영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2조2761억원, 영업손실 75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021년)보다 22.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열고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가 감소한 반면 원가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비롯한 미래 사업 투자를 결정하고 비주력 해외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파키스탄(LCPL) 매각을 추진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연간 영업손실 대부분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나왔다. 4분기 매출은 5조4959억원으로 직전 3분기(7~9월) 대비 3.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957억원에 그쳤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6.5% 늘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사업별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기초소재사업 영업손실 2857억원으로 가장 적자 폭이 컸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지난해 상반기(1~6월)와 달리 하반기(6~12월)로 접어들수록 유가가 안정세를 보였으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수요가 감소했다.

첨단소재사업은 매출 1조794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수요 하락 영향을 받았으나 원재료 가격이 안정되고 해상 운임 부담을 덜면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다.

말레이시아에 설립한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은 매출 6204억원, 영업손실 1117억원을 거뒀다. 미국 법인인 LC USA는 매출 2075억원, 영업손실 256억원에 머물렀다. 원재료인 에탄 가격이 떨어졌으나 모노에틸렌글리콜(MEG) 공급이 달리며 실적 약세가 이어졌다.

석유화학 사업 부진이 심해지면서 롯데케미칼로서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유가와 경기변동에 취약한 석유 중심 사업 대신 수소와 첨단소재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다.

롯데케미칼은 "대외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사업 구조 재편 의지를 꺾지 않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완료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과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