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메리츠화재, 車보험료·비용특약 인하에도 4강 진입 '역부족'

이석훈 수습기자 2023-02-07 10:49:22
메리츠 "업계 순위 경쟁 위한 조치 아니다" '빅4' 손보사는 대응 없이 회계기준 적응 집중

서울 강남구 소재 메리츠화재 사옥[사진=메리츠화재]

[이코노믹데일리] '업계 5위' 메리츠화재가 대대적인 보험료 인하에 나섰지만 시장점유 면에서 업계 빅4 진입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손해보험업계 4강 구도(삼성·현대·DB·KB)가 워낙 견고한 데다 가격 경쟁력이 지속될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작년 대비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메리츠화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는 올해부터 기존 금액보다 2.5% 낮은 보험료를 적용했다. 1~4위의 보험료 인하율이 2.0%인 것을 감안하면 꽤 큰 수치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보험료 인하 방안과 관련해 지난해 실적 개선이 반영된 수치일 뿐 업계 순위 경쟁의 목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작년 기준 손해율은 79.1%로 2021년도에 비해 1.6% 올랐다. 다른 업계에 맞춰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메리츠화재 기존 보험료가 업계 대비 높은 편이어서 이번 인하에 따라 가격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2.5%를 인하하더라도 업계 평균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선임비용 등 비용특약과 자동차사고부상치료비 특약에 관해서도 실제 고객이 느끼는 비용 절감 효과는 1만원 안팎으로, 메리츠화재 측은 타사 경쟁과 무관하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빅4' 보험사들은 4강 구도 수성보다는 자사 차별성 부각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에 대비하고 코로나 엔데믹으로 발생할 손해율 증가를 최소화해야 하는 등 당장 처리해야할 일이 산적했다는 분석에서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로 도입될 회계 기준에서 높은 자금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긴 기간 고객을 묶어둘 상품이 필요하다"며 "지금 손보사는 계약기간이 짧은 저축성 보험과 자동차 보험의 비중이 높아서 수익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호황은 코로나19 거리두기 영향으로 발생한 단기 현상이라며 엔데믹 이후의 실적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022년 3분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시장점유율(M/S)은 11.1%로 4위 KB손해보험의 12.8%를 넘지 못했다. 1위 삼성화재(20.8%), 2위 현대해상(16.8%), 3위 DB손해보험(16.6%)과의 격차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