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2600건'…판치는 불법의료광고에 보험사-보건당국 '골머리'

[이코노믹데일리] 일부 병·의원에서 보험 사기 목적의 불법 의료광고가 활개를 치자 보험사와 보건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보험업계가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불법이 의심되는 의료 광고를 신고하기 시작했다. 각 사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2개월간 의료광고 금지사항 위반, 전문병원 명칭 사용, 환자 유인 행위를 포함한 총 2656건을 국민신문고에 신고했다. 

보험사들은 신고해도 개선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 답답해 하고 있다. 이미 각 보험사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불법 의료 의심 광고 3340건을 신고했다. 그런데 지난해에도 불법 의심 광고가 연말 두달 동안 2000건이 넘자 더욱 확실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2월에서 4월까지 불법 의료광고를 집중 점검했는데, 의심 사례 415건 중 286건에 대해서만 지방자치단체에 조치를 요청하는 데 그쳤다. 이는 보험사 측 신고 건수의 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원래 불법 의료 광고 적발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보건당국에서 적극적으로 허위 광고를 잡아내지 못하니 보험업계 신고 빈도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조직 크기에 비해 업무량이 많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보건소 업무 비중이 급증한 탓에 불법 의료 광고 쪽에 쏟을 여력이 없다"며 "부서 위치도 중앙에 몰려 있어 지자체에 일일이 조처를 요청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불법 의료 광고 문제는 의료계 전반에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위반 유형은 의료광고 금지 사항(2182건), '전문병원' 명칭 사용(436건), 환자 유인 행위(38건) 등으로 다양했다. 또 신고 조처를 받은 병원 유형도△ 한방병원805건 △치과 196건 △안과 145건 △성형외과 106건 △요양병원 85건 △피부과 43건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