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오아시스, IPO 나홀로 기대?…흥행 관측은 '물음표'

박이삭 인턴기자 2023-01-18 14:32:19
시장 한파 속 증권사 수익성 악화 불가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오아시스 본사 전경 [사진=오아시스]

[이코노믹데일리]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가 코스닥 상장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힌 가운데, 공모가 희망밴드가 높다는 시장 의견이 다수 제기돼 기업 공개(IPO) 흥행에 물음표가 달렸다. 전반적인 증시 침체가 이어지는 데다 IPO 대어급으로 꼽히던 컬리가 상장을 연기하는 등 악화된 투자 시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오아시스가 제시한 희망공모가액은 3만500~3만95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9678억~1조2534억원으로 점쳐진다. 작년 9월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 최대 기업가치 목표로 1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목표치를 한참 낮춘 셈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오아시스 공모가 희망밴드가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공모가 희망밴드가 높다는 의견이 훨씬 많아서 희망치보다 낮은 몸값에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더욱이 IPO 불황에도 상장을 강행한 쏘카의 불운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쏘카는 희망공모가액으로 3만4000∼4만5000원을 제시했으나 348개 기관의 수요 예측에서 290개 기관이 희망 공모가 최하단(3만4000원)보다 낮은 가격을 측정해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쏘카가 최종 공모가로 2만8000원을 확정한 뒤 코스피에 데뷔한 결과, 줄곧 공모가를 밑돌아 최근 1만9000원대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장 과정 가운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면서 다수 종목이 공모가를 하회했다"며 "신규 상장 기업의 경우 대체로 성장산업에 속하고 자금 조달 니즈가 크기 때문에 기존 기업보다 긴축에 더욱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IPO 시장이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장 주관사 역시 수익성 저하가 확실시된다. 상장 희망사의 기업가치가 낮아지면 증권사가 해당 기업에 직접 자금을 붓는 자기자본(PI) 투자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오아시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의 경우, 오아시스 기업가치를 1조100억원으로 추산해 각각 50억원씩 투자했으나 시장 평가 기업가치가 8000억원대로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 이익을 거두기 어려워졌다.

또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호황에는 앞다퉈 PI 투자에 뛰어들었지만 시장 위축에 따라 상장을 포기하거나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추세가 지속하면 증권업의 전반적인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