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인사의 주요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이번 인사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롯데건설 유동성 문제가 확산되면서 그룹 전반으로 위기가 퍼졌던 만큼, 세대 교체 인사가 예고됐다.
롯데그룹이 15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는 상무보에서 상무로 한 직급 승진했다. 신 상무는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며 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수소에너지, 전기 소재 분야 글로벌 협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다만 직급 승진에 따른 역할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우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부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롯데제과 대표에는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그룹의 모태인 제과 대표에 외부인사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한 롯데제과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신임 대표는 한국 P&G를 시작으로 초콜릿 브랜드 허쉬(Hershey) 한국 법인장, 한국 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소비재 분야 경력이 많고 LG생활건강의 미국 자회사인 '더 에이본 컴퍼니' 대표로 북미 사업을 이끈 경험도 있다.
롯데는 이 신임 대표가 국제 감각과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 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통해 롯데제과를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멤버스 대표에는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가 내정됐다. 삼성전자와 KT 등을 거친 김 신임 대표는 그룹 내 첫 외부인사 출신 여성 대표다.
김 대표는 국내 최고 수준의 데이터 전문성을 바탕으로 롯데가 보유한 4000만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시각의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롯데그룹 유통군 미래경쟁력 핵심인 롯데멤버스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렌탈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전략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추진 중이다. 롯데는 내년에도 외부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에는 김주남 롯데면세점 한국사업본부장,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에는 김재겸 롯데홈쇼핑 TV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호텔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에 내정됐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는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으로 이동했다.
기존 롯데그룹 호텔군 안세진 총괄대표는 그룹의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이동해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새로운 전략 방향 수립에 집중하기로 했다.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한편, 롯데지주 ESG 경영혁신실 이훈기(55)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송용덕(67) 부회장과 롯데렌탈 김현수(66) 대표, 롯데건설 하석주(64) 대표는 용퇴했다.
롯데의 CEO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 평균(58세)보다 1세가량 젊어졌다. 사장 직급의 경우 3세가량 젊어졌다. 신임 임원 중 40대 비중은 46%며 특히 78년생 이후 40대 초반(45세 이하) 신임 임원의 승진은 채혜영 롯데칠성 상무보, 이용우 롯데하이마트 상무보, 황호진 롯데글로벌로지스 상무보, 박강민 롯데상사 상무보 등 총 4명이다.
여성임원은 올해 47명(구성비 7.1%)이 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12명이 증가한 수치다. 새로 승진이 된 임원으로 정미혜 롯데제과 상무보, 채혜영 롯데칠성 상무보, 한지연 롯데백화점 상무보, 김지연 롯데홈쇼핑 상무보, 이정민 롯데건설 상무보, 윤영주 롯데에이엠씨 상무보 등 총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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