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김상현號 롯데쇼핑, 쿠팡·컬리·쓱 제치고 '온라인 1등' 넘본다

김아령 기자 2022-11-02 17:13:19
영국 오카도와 파트너십…스마트 플랫폼 도입 2030년까지 1조원 투자…자동화 물류센터 등 설립 "2032년 온라인 식료품 시장 매출 5조원 목표"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왼쪽)과 팀 슈타이너(Tim Steiner) 오카도 그룹 대표가 1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롯데쇼핑]


[이코노믹데일리]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롯데가 통 큰 투자를 단행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오는 2030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온라인 쇼핑과 배송에 변화를 주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영국 기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국내 온라인 식료품 비즈니스 관련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쇼핑 1번지’로 향한 여정에 나섰다. 롯데가 쿠팡·컬리·SSG닷컴을 넘고 온라인 식료품 시장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롯데쇼핑이 ‘오카도’와 손잡은 이유
 
오카도는 지난 2000년 4월 골드만삭스 출신 3인이 설립한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업체다. 온라인 배송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통해 약 20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르며 유일한 ‘아마존 대항마’로도 불린다.
 
오카도의 강점은 첨단화된 물류 기술이다. 최근에는 수요 예측부터 자동화 물류센터에서의 피킹과 패킹, 배송 및 배차에 이르는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 및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OSP는 혁신적인 자동화물류센터(CFC)와 자체 개발한 로봇,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유통업체들이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국 식료품 업체인 크로거(Kroger), 캐나다의 소베이(Sobeys), 호주의 콜스(Coles) 등 대형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당 솔루션을 도입했다.
 
롯데쇼핑 역시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주목, 해당 기술을 국내에 첫 도입한다. 이를 위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수도권과 부산 등에 오카도 기술을 실현할 자동화 물류센터 6곳을 짓는데 1조원을 투자한다.
 
이 자동화 물류센터를 통하면 적재 가능한 상품 종류가 기존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소비자들은 기존보다 더 다양한 상품들을 한번에 주문하고 결품이나 누락없이 받아볼 수 있게 된다. 또 매일 1시간 간격으로 33번의 배차가 이뤄져 원하는 시간에 주문한 물품을 받을 수 있다.
 
롯데쇼핑은 오는 2032년까지 국내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5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롯데는 개인의 구매 이력과 성향에 기반한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한 별도의 플랫폼도 론칭해 온라인 장보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 ‘쿠팡·SSG닷컴·컬리’ 제치고 식료품 1등 넘볼까
 
롯데가 식료품 시장에 힘을 싣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식료품 시장은 약 135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로 다른 상푸군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 등 온라인 구매의 편의성을 경험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식료품 사업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
 
다만 냉장, 냉동 등 물류 관리가 까다로운 식품 배송 특성상 어려운 점이 있다. 물류센터부터 배송에 이르기까지 콜드체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해서다. 롯데쇼핑이 대규모 투자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식료품 시장은 SSG닷컴과 쿠팡 로켓프레시, 마켓컬리 등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사의 온라인 식품 매출은 각각 2조4000억원, 2조3000억원, 1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지난해 신선식품 물류 인프라를 기존 대비 90% 이상 늘리고 올 초 대전에 대형 신선식품전용 물류센터 착공에 돌입했다. 쿠팡은 현재 자체 개발한 물류 시스템 ‘WMS’를 통해 입고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을 효율화했다. ‘피킹로봇(AGV)’이 주문 상품을 포장 작업대까지 옮기면 자동 포장기기인 오토 배거가 포장을 봉인하고 분류 로봇이 운송장 스캔 후 지역별로 분류한다. 쿠팡은 자동화 기술 및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약 7500억원을 투자했다.
 
SSG닷컴도 고도화된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상품이 작업자를 알아서 찾아오는 ‘GTP’ 시스템과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 선별에 최적화 된 ‘DPS’ 시스템이 핵심 기술이다. 자동화율은 80%에 달하며, 시간당 약 1800개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SSG닷컴은 내년 초 지역거점물류센터(RDC) 2곳을 설립할 예정이다.
 
컬리 역시 지난해 3월 오픈한 김포 물류센터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데 이어 경남창원, 경기 평택 등에 추가 물류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식료품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며 “해당 시장의 선점은 곧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보 와도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