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양산 연기" 삼성전자, 초미세공정 주도권 잡나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1.4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양산 계획을 밝힌 가운데 대만 반도체업체인 TSMC는 3나노 파운드리 양산 시기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커뮤니티 플랫폼 시킹알파 등이 최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TSMC는 당초 9월 말께 시작하려고 했던 3나노 양산 시기를 올해 4분기 말로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미터는 반도체 내 전기 회로의 선폭을 가리킨다. 전기 신호들이 지나다니는 길을 뜻하는데 숫자가 작을수록 반도체 내 전기 회로가 가늘어진다. 1나노는 10억분의 1m 크기다. 3나노는 고효율·저전력·초소형 초미세공정 칩의 대표 기술로도 통한다. 

앞서 TSMC는 지난 2018년 2분기에 7나노 공정에 돌입했고 2020년 2분기에는 5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2년 주기로 기술 난이도를 높여왔던 만큼 3나노 진입도 올해 안에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TSMC는 내년께 3나노 완전 공정을 가동한다는 입장이지만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 한 달여 만인 7월 25일에는 첫 제품을 출하하기도 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3나노 2세대 공정 양산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TSMC가 양산 목표 시점으로 보고 있는 내년에는 3나노를 중심으로 초미세공정 기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대만에는 TSMC의 3나노 공장 4개가 건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미 3나노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경쟁력의 주도권을 잡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초미세공정에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긴 하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TSMC에 뒤처져 있어서다. 2분기 매출액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8%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애플을 주 고객으로 두고 있는 것도 TSMC의 강점으로 꼽힌다. TSMC의 파운드리 매출 중 25%는 애플에서 나온다. 이번 3나노 칩도 애플 제품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한편 3나노 1세대 양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응용처를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3나노 양산을 시작한 지 100여 일 만인 지난 4일 1.4나노 공정 도입 계획을 밝혔다. GAA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해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선단 공정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3배 이상 확대해 고객 니즈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