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현장]체험하고 ESG 의미 찾고...3년만에 열린 오프라인 SOVAC 가보니

문은주 기자 2022-09-20 17:32:21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서 예비사회적기업 팝업놀이터가 재활용 책 만들기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문은주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동화책은 재질 특성상 폐기를 해야 하거든요. 너무 아깝잖아요. 이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만들면 나만의 또 다른 책을 만들 수 있다면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죠."

예비사회적기업인 팝업놀이터의 안선화 대표는 동화책 재활용 작업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팝업놀이터는 폐기되는 책을 수거해서 속지 그림을 오리고 붙이는 등의 단순한 활동으로 재활용 작업에 기여하고 있다.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 참여한 것도 비슷한 의미다.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 개최..."전체 3000여명 참석"

SOVAC은 국내 최대의 민간 사회적가치(SV) 플랫폼이다. 최태원 SK 회장 제안으로 2019년 5월 국내 첫 민간 사회적가치 축제로 출범했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온라인 행사가 전환됐다. ‘성장을 위한 연결(Connect for Growth)’을 주제로 3년 만에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현장에서 열렸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사회적기업(SE)과 소셜벤쳐, 임팩트 투자기관,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등 130여곳 파트너 단체 관계자와 대학생, 일반인 등 참가자가 총 3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 다양한 기업과 단체 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다. [사진=문은주 기자]


최태원 회장은 이날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새로운 위기와 사회문제는 어느 한 개인과 기업이 추진하는 획기적인 방식 보다는 모든 이해관계자 서로 간의 자원 및 역량의 ‘연결’과 ‘협력’으로 해결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행사장은 △재활용 등 사회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워크숍 △소셜 벤처와 사회적 기업 등의 성장 발전을 위한 투자 상담 △사진 촬영 등 이벤트존 등으로 구성됐다. 

서핑으로 유명한 강원도 양양에서 버려진 보드를 가구 등으로 재활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양양청년협동조합과 함께 사진 이벤트를 진행하는 한 대학생 앰배서더는 "웹 사이트 광고를 통해 이번 행사를 알게 되고 앰배서더로 지원하게 됐다"라며 "추첨을 통해 선물도 증정하고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의미를 익힐 수 있었다는 데서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협력한다면 지속 가능한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될 수 있을 것”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서 예비사회적기업 수퍼빈이 폐페트병을 재활용하는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문은주 기자]

 

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 참가한 예비사회적기업 수퍼빈이 개발하고자 하는 친환경 재료들 [사진=문은주 기자]


사회적 가치 증진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참여해 체험존을 운영했다. 라벨 없는 페트병을 수거해 재가공해서 의류 등의 재활용에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재료로 만들고 있는 사회적 기업인 수퍼빈은 참여시 10포인트를 증정하는 행사를 열었다. 포인트를 2000점 이상 모으면 현금 캐시백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의 취지를 좋게 봐주신 기업들 다수가 투자를 적극 해주고 있다"라며 "현재는 관련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친환경 재료를 만들고 있지만 조만간 자체 공장을 설립해 폐페트병 수거부터 재료 개발까지 전방위적인 재활용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SOVAC은 코로나로 인한 단절 등으로 사회적기업 생태계 내에서 절실히 요구돼 온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돼 참가 단체 및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 다양한 기업과 단체 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다. [사진=문은주 기자]

D3쥬빌리파트너스, 소풍벤처스, 블루포인트, TBT 등 20여곳의 국내 대표 임팩트 투자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심 투자자가 참여해 소셜벤처와 사회적기업 등의 성장발전을 위한 투자 상담을 진행했다. 중간지원조직들은 다양한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누구나 쉽게 사회적가치에 대해 배우고 체험하는 워크샵도 열려 흥미를 끌었다.

이어 △로컬 크리에이터의 지속가능성장 모색 △비영리 생태계의 변화와 성장 △국제사회 및 기업의 기후기술 투자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전략 △어린이 사회안전망 구축 등 주제 9개 세션이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세션에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서 전국 대표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제품을 현장에서 소개하고 판매하는 ‘SOVAC 마켓: 로컬존’이 운영됐다. [사진=문은주 기자]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서 전국 대표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제품을 현장에서 소개하고 판매하는 ‘SOVAC 마켓: 로컬존’이 운영됐다. [사진=문은주 기자]



또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전국의 대표적인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제품을 현장에서 소개하고 판매하는 ‘SOVAC 마켓: 로컬존’도 운영돼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에코맘의 산골이유식(경남 하동)과 루트컴퍼니(강원 강릉) 등 19개 기업이 각기 사회적가치를 담은 제품들을 선보였다. 11번가와 SK스토아의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온라인 판매도 동시에 진행됐고, 인플루언서들도 마켓 홍보에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SOVAC 조직위원장인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결식우려 아동문제 해결을 위해 2016년 출범한 행복얼라이언스가 현재 112개 기업, 44개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사회공헌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처럼 적절한 연결과 협력이 따라준다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성장을 통해 더 큰 사회적가치를 만들어 내는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