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판 커지는 '대체육' 시장…식품기업 선점 '불꽃경쟁'

김아령 기자 2022-09-13 17:33:51
대체육, 지속가능 먹거리 대안으로 주목…2030년 글로벌 식물성 대체육 시장 221조원 전망 높은 시장 성장성에 CJ제일제당·신세계푸드·풀무원 경쟁 치열

신세계푸드 ‘베러미트’ 브랜드에서 '콜드컷'을 활용해 선보인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와 다양한 요리 [사진= 신세계푸드]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식품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대체육’ 시장 공략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물성 식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MZ세대 중심으로 가치관이나 신념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 트렌드가 확산되며 대체육에 호감을 보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국내 굴지의 기업들도 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해외 진출과 외식 사업까지 나서는 등 글로벌 대체육 시장 입지 구축에 나섰다.
 
◆ 대체육이 뭐길래…기업들이 주목하는 이유
 
대체육의 종류는 크게 식물성 대체육, 균류 단백질 식품, 배양육, 곤충단백질 식품, 해조류 단백질 식품으로 나뉜다. 이중 전 세계 대체육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물성 대체육이다. 콩이나 밀·버섯·호박 등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육류와 비슷한 형태와 맛·영양이 유사하게 제조된다.
 
식품업체들이 대체육 사업에 열중하는 것은 시장의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최근 들어 채식 인구 증가와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겹치면서 대체육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영국 컨설팅 회사인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16년 169억원에서 2020년 209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향후 2025년에는 30%가량 추가 성장해 271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2020년 294억 달러(약 4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식물성 식품 시장 역시 2030년 1620억 달러(약 221조원)로 4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체육이 오는 2030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 소비층으로 성장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환경과 동물 복지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점 또한 대체식품 시장의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높은 성장성에 국내 대기업 선점 경쟁 치열
 
대체육 시장의 성장성이 주목받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선점 경쟁도 치열해졌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을 미래 주력 성장동력으로 삼고 오는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전체 매출의 70%를 해외 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대체육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이고 비건 만두와 김치를 출시했다. 플랜테이블 만두의 경우 출시 후 6개월 만에 미국, 일본, 호주 등 20개국 이상으로 수출국을 늘렸으며 미국,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또 지난 7월에는 떡갈비·함박스테이크·주먹밥 등을 추가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은 최적화된 Plant-based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인천 2공장에 연 1000t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향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추가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도 대체식품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이고 식물성 슬라이스 햄 등을 선보였다. 지난 7월에는 서울 강남 지역에 식물성 정육 델리를 열고 식물성 캔 햄 등 소비자 대상(B2C) 제품도 출시했다. 내년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베러미트 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풀무원 역시 지속가능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을 출시하고 대체육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본격화했다. 콩을 원료로 쓴 대체육과 식물성 단백질 강화식품, 식물성 간편식 등을 시장에 내놨다. 지난 5월 강남에 문을 연 채식주의 레스토랑 ‘플랜튜드’는 오픈 두 달 반 만에 메뉴 2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소비자들 사이서 호응을 얻고 있다.
 
풀무원은 식물성 강정과 햄 등을 연내 출시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라인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식주의자만을 타켓팅했던 대체육 등 식물성 식품이 이제 한층 질 좋은 재료와 개선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며 “전 세계 인구의 38%가 윤리적·종교적 신념의 이유로 채식을 하고 있는데 돼지고기·소고기를 먹지 않는 국가의 경우에는 오히려 수출에 유리한 점도 있어 식물성 식품의 시장 잠재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