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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유가 폭락·금리 역전…쏟아진 침체 신호에 나스닥 1%↓ 다우 0.62%↓마감

선재관 2022-07-13 08:20:00

뉴욕 증시 끌어내린 인플레 우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시하며, 다음날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로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기업 실적 둔화,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높아진 탓이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며 달러 강세도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92.51포인트(0.62%) 떨어진 3만981.3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63포인트(0.92%) 하락한 3,818.8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07.87포인트(0.95%) 밀린 11,264.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요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펩시코는 2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익을 발표했다. 펩시코는 연간 매출 전망치도 상향했다. 비용 상승에도 순익이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부 덜었다. 이번 주에는 델타와 JP모건체이스 등의 실적이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둔화 등으로 기업들의 분기 순이익 증가율이 전분기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수익률 곡선 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강화됐다.

종목별로는 항공주가 강세를 보였다. 아메리칸항공은 2분기 매출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장 대비 10% 가까이 급등했다. 유나이티드항공(+8.09%), 델타항공(+6.15%), 사우스웨스트항공(+4.64%) 등도 일제히 올랐다. 크루즈주인 노르웨이지안과 카니발도 각각 5.84%, 7.54% 상승 마감했다. 보잉의 주가도 7% 이상 뛰었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가 하락하며 에너지주는 약세였다. 할리버튼과 데본에너지는 2%이상 떨어졌다. 대표 기술주인 마이크로소프트(-4.10%), 넷플릭스(-1.63%), 아마존(-2.26%) 등도 미끄러졌다. 세일즈포스는 4.61% 하락했다. 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중단 선언으로 전날 두자릿수 빠졌던 트위터는 이날 4% 이상 반등했다.

원유시장 역시 이날 내내 하락분위기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7.9% 급락한 배럴당 95.8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9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 역시 장중 배럴당 10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월가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20년 만에 처음 패리티(parity·1대1 교환)를 나타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유로당 0.9998달러를 기록했다. 1유로를 1달러에 못 미치는 가격에 사겠다는 호가가 나온 것이다. 2002년 12월 이후 거의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월가는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CPI 상승률이 9%를 돌파할 경우 금융시장은 더 큰 패닉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6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8% 올라 5월 상승폭(8.6%)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Fed의 긴축 행보에도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9%를 돌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내셔널 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1~2개월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시시장은 아울러 이번주부터 본격화하는 기업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초인플레이션이 만연한 와중에 기업들 성적표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마라톤 자산운용을 운영하는 브루스 리차즈는 “기업들은 모든 측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침체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달러화 초강세가 기업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해외 매출액의 달러화 환산 규모가 작아지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