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 4월 본격적으로 반도체 후공정(OSAT) 사업의 닻을 올렸다. 4600억원에 테스나 인수를 마무리하고 '두산테스나’를 공식 출범시키면서다. 두산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제조 후 진행되는 테스트 전문 회사다. 2002년 설립 후 테스트 위탁 사업을 국내에서 처음 시작했다.
◆반도체 승부수 던진 두산..."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 5 목표"
통상 반도체 산업은 크게 선공정과 OSAT로 나뉜다. 웨이퍼 위에 회로를 구성하고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활동 등이 선공정이라면, OSAT는 생산된 반도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후속 처리를 하는 작업이다. 습도 같은 외부 환경에서 보호하기 위한 후처리나 전기적인 연결 확인, 테스트 등이 OSAT에 속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트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25억 달러(약 42조 4125억원) 규모였던 전 세계 OSAT 시장은 매년 평균 5.7% 성장해 2026년에는 45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달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OSAT도 덩달아 주목 받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두산테스나는 국내 웨이퍼 테스트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퍼 테스트는 1000~1만 개의 반도체 칩이 새겨진 원형 웨이퍼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 온도, 기능 테스트를 진행해 양품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다.
두산테스나가 테스트하는 주요 제품으로는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카메라이미지센서(CIS),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무선 통신칩(RF) 등이 있다. 특히 CIS 테스트는 동종 기업 중 최상위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달 14일, 경기도 서안성 소재 두산테스나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직접 살피고 반도체 사업 관련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로서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 기계 분야와 더불어 또 하나의 성장 축이 될 것“이라며 “두산테스나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최고 파트너 기업으로 자리잡고 나아가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성장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산그룹은 향후 5년간 반도체 사업에 1조 원 규모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더욱 고도화되는 스마트폰 성능과 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달에 이미 1240억원을 투자해 테스트 장비를 추가로 들이기로 했고 2024년말 준공 목표로 신규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시스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OSAT 기업 중 글로벌 톱 10 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아직 없다”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테스트 장비,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추가 진출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3나노 양산...SK하이닉스는 '낸드' 굳건
선공정 부문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3나노(㎚·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 3나노 공정은 현재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통한다. 특히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는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GAA는 전력 효율과 성능 면에서 공정 미세화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게이트가 둘러 싸고 있어, 채널의 3개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다른 형태를 보인다. 게이트 면적이 넓어지면서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초미세공정 로드맵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2022년 상반기 3나노 양산에 돌입한 뒤 2023년에는 3나노 2세대, 2025년에는 GAA 기반 2나노 공정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3나노 구조에 최적화된 설계 인프라와 설계 솔루션을 공개하는 등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차세대 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초 파운드리 업체로 손꼽히는 DB하이텍은 8인치(200㎜) 파운드리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력반도체(PMIC), CIS,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아날로그 반도체는 모두 8인치 파운드리에서 생산 가능한 만큼 성장세가 예상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39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5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대표 팹리스 기업으로 자리잡은 LX세미콘은 세계 시장에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팹리스는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설계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특성상 기술 경쟁력에 더 민감하다. DDI의 설계와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동종 업계와의 인수합병(M&A)을 타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D램 사업에서 PC, 서버향 제품 등의 수요에 대응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솔리다임과 협업해 개발한 기업용 SSD(낸드플래시 메모리 기반 데이터 저장 장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D램에 이어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세계 2위까지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사업은 여러 공정을 거치는 특성상 기술 외에 제조 장비와 소재 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지만 한국은 반도체 산업을 뒤늦게 시작한 탓에 그동안 (장비·소재 등에 대해)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제 우리 기업들도 충분히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래 산업과 연계한 시스템 반도체 발전 전략을 세우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승부수 던진 두산..."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 5 목표"
통상 반도체 산업은 크게 선공정과 OSAT로 나뉜다. 웨이퍼 위에 회로를 구성하고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활동 등이 선공정이라면, OSAT는 생산된 반도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후속 처리를 하는 작업이다. 습도 같은 외부 환경에서 보호하기 위한 후처리나 전기적인 연결 확인, 테스트 등이 OSAT에 속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트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25억 달러(약 42조 4125억원) 규모였던 전 세계 OSAT 시장은 매년 평균 5.7% 성장해 2026년에는 45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달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OSAT도 덩달아 주목 받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두산테스나는 국내 웨이퍼 테스트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퍼 테스트는 1000~1만 개의 반도체 칩이 새겨진 원형 웨이퍼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 온도, 기능 테스트를 진행해 양품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다.
두산테스나가 테스트하는 주요 제품으로는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카메라이미지센서(CIS),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무선 통신칩(RF) 등이 있다. 특히 CIS 테스트는 동종 기업 중 최상위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달 14일, 경기도 서안성 소재 두산테스나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직접 살피고 반도체 사업 관련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로서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 기계 분야와 더불어 또 하나의 성장 축이 될 것“이라며 “두산테스나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최고 파트너 기업으로 자리잡고 나아가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성장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산그룹은 향후 5년간 반도체 사업에 1조 원 규모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더욱 고도화되는 스마트폰 성능과 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달에 이미 1240억원을 투자해 테스트 장비를 추가로 들이기로 했고 2024년말 준공 목표로 신규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시스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OSAT 기업 중 글로벌 톱 10 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아직 없다”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테스트 장비,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추가 진출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3나노 양산...SK하이닉스는 '낸드' 굳건
선공정 부문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3나노(㎚·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 3나노 공정은 현재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통한다. 특히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는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GAA는 전력 효율과 성능 면에서 공정 미세화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게이트가 둘러 싸고 있어, 채널의 3개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다른 형태를 보인다. 게이트 면적이 넓어지면서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초미세공정 로드맵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2022년 상반기 3나노 양산에 돌입한 뒤 2023년에는 3나노 2세대, 2025년에는 GAA 기반 2나노 공정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3나노 구조에 최적화된 설계 인프라와 설계 솔루션을 공개하는 등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차세대 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초 파운드리 업체로 손꼽히는 DB하이텍은 8인치(200㎜) 파운드리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력반도체(PMIC), CIS,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아날로그 반도체는 모두 8인치 파운드리에서 생산 가능한 만큼 성장세가 예상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39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5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대표 팹리스 기업으로 자리잡은 LX세미콘은 세계 시장에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팹리스는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설계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특성상 기술 경쟁력에 더 민감하다. DDI의 설계와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동종 업계와의 인수합병(M&A)을 타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D램 사업에서 PC, 서버향 제품 등의 수요에 대응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솔리다임과 협업해 개발한 기업용 SSD(낸드플래시 메모리 기반 데이터 저장 장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D램에 이어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세계 2위까지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사업은 여러 공정을 거치는 특성상 기술 외에 제조 장비와 소재 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지만 한국은 반도체 산업을 뒤늦게 시작한 탓에 그동안 (장비·소재 등에 대해)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제 우리 기업들도 충분히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래 산업과 연계한 시스템 반도체 발전 전략을 세우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