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금융연구원의 '보험사의 대출채권 건전성 및 손실흡수 능력 현황 및 평가'에 따르면 보험사는 은행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 차주 비중이 높아 대출채권의 잠재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업권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35.0%로 저축은행(36.4%)에 비해서는 낮으나 은행(10.4%)과 비교하면 3.4배 가량 높다. 저신용등급(7~10등급) 차주의 비중도 13.9%로 은행(6.1%), 상호금융(7.3%)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보험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경우 최근 3년간 연평균 23.5% 증가했다. 특히 보험사는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다른 제2금융업권과 달리 부동산 PF 대출 한도 규제가 없어 부동산 PF 대출이 보험사로 옮겨오는 풍선효과 발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는 가계대출 차주의 특성 및 부동산 PF 대출의 증가세 등을 고려할 때 잠재적 신용위험에 상당히 노출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실채권비율(총 대출채권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은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보고서는 보험사의 부실채권비율이 국내 은행에 비해 높지 않고, 전반적인 부실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부실채권비율은 0.13%로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채권 규모도 자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규모는 11조8000억원 규모를 기록했지만 보험사는 3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부실채권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국내은행에 비해 다소 낮지만, 대손준비금을 합한 적립률 수치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39.1%로 은행(165.9%)에 비해 다소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총대손충당금(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 적립률은 668%로 은행(319.7%)의 2배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원은 "국내 보험사 대출의 부실채권비율 및 손실흡수능력이 외형상으로 아직까지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는 금융지원조치로 원리금 상환이 유예되고 있는 자영업자 등 차주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금융지원조치 종료, 금리인상 기조 지속, 부동산시장 침체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신용위험 상승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험사는 은행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 차주의 비중이 높고, 부동산 PF 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에 유의해 스트레스 테스트 역량을 강화하고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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