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 노동조합(노조)이 올해 임금 인상과 해고자 복직 등을 위한 강력 투쟁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원자재 가격 인상과 부품 공급난에 이어 2분기(7~12월)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달 중순 시작한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과 관련해 반드시 임금 협상을 타결하겠다며 내부 준비에 나서고 있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투쟁 강도가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강성으로 분류되는 안현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이 수뇌부를 이끌고 있고, 올해는 코로나19 상황도 다소 호전되면서 파업과 대규모 집회 등이 사실상 에고돼 있기 때문이다.
안 지부장은 25일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2022년 임금 투쟁 출정식'에서 "올해 임금협상 교섭은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여름 휴가 전이든, 추석 연휴 전이든, 연말이 됐든 그 시기는 회사가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6만5000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호봉제 개선 및 이중임금제 폐지 ▲신규 인원 충원 ▲정년 연장 ▲해고자 원직 복직 및 가압류 철회 등을 요구하기로 앞서 확정했다.
아울러 노조는 현대차그룹이 앞서 밝힌 국내외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부정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전후로 국내 공장 63조 원, 미국 13조 원(105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노조는 "뜬구름 잡는 여론 몰이식 투자 계획은 안 된다"며 "규모, 시기, 장소가 담긴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반발했다.
노조 측은 소식지 등에서 "판매 감소는 반도체 부족 때문인데도 (사측이)현장의 양보로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 "임금 요구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등을 주장하고 있다.
국내 노조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현대차 노조가 적극 투쟁 노선을 고수하는 경우 임단협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 제재 등으로 원자재 가격과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노조가 사측과 타협하지 않고 단체 행동에 나서는 경우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친환경차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인도 기간이 긴 차종이 추가 생산 부진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고용 안정 등은 매년 나오는 주제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내부에서도 투쟁을 자제하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비교적 젊은 축의 사무·연구직은 고용 세습 등 앞서 불거진 문제로 '귀족 노조'라는 이미지를 고려해 반발하는 분위기지만 임단협을 이끄는 것은 사실상 생산직이다. 전동화 과정에서의 불안감도 올해 투쟁 강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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