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직 실적 회복을 얘기하기엔 어려운 수준이다. 실적 반등은 당분간 국내 여행 위주가 될 전망이다. 해외 여행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은 여전해보이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은 지난달 해외 입국자 자가 격리(7일) 면제(21일~)와 함께 면세품 구매 한도 폐지(18일~) 등 정부의 잇따른 방역 정책·완화 조치로 매출이 반등세다.
입출국객 기반 인천공항 점포를 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직전 2주 간 대비 구매객 수가 약 25% 늘었다. 매출도 30% 증가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내국인 매출만 봐도 직전 2주 간 대비 롯데면세점 50%, 신세계면세점 41%, 현대백화점면세점은 49.7% 확대됐다. 출국 전 면세품 구입 내국인이 늘면서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1일부터 코로나19 예방 접종 완료자 국내 입국 격리 면제를 시행하고 있다. 예방 접종 완료자는 세계보건기구(WHO) 긴급 승인 백신(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얀센·노바백스·시노팜·시노백·코비쉴드·코백신·코보백스) 2차 접종(얀센 1차) 후 14일이 지나고 180일 이내이거나 3차 접종한 경우다.
격리 면제 대상은 지난달 21일부터 국내 예방 접종자와 해외 접종자 중 이미 국내 보건소에서 접종 이력을 등록한 자, 이달 1일부터 국내에서 접종 이력을 등록하지 않은 해외 예방 접종 완료자다.
또 정부는 개정 관세법 시행 규칙을 통해 해외 출국 내국인 대상 5000 달러 면세점 구매 한도도 지난달 18일부터 폐지했다.
업계는 "격리 면제, 구매 한도 폐지 전후 매출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객단가만 보면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해외 여행이 재개돼야 하고 여행 나갈 때 분위기, 환경 등이 유연해져야 면세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매에 결정적인 면세 한도 600 달러 한도 상향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정상화까지 가야 할 길은 멀다. 입출국 대부분이 이뤄지는 인천공항 여객 수가 단적으로 말해준다. 올 3월 여객 수는 41만706명이다. 전년 동월 대비 123.3% 늘긴 했지만 2019년 3월 588만2519명 대비 93%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60만9516명에 비해서도 32% 줄어든 상태다.
하루 평균 최저 여객 5000명에서 현재 1만명 정도로 약 2배 올라섰다. 코로나19 사태 전 하루 평균 여객 수는 20만명선이다.
사이판·싱가포르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시행에 더해 입국 자가 격리 면제, 국제선 회복 추진 등 조치가 이어지며 인천공항, 면세점은 재개 준비에 한창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국제선 50% 회복을 목표로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 추진에 들어간다. 1단계로 5월부터 국제선 정기편을 매월 주 100회(코로나 사태 전 주 4714회)씩 항공편을 대폭 증편한다. 2단계를 예고한 올 7월부턴 이를 주 300회씩 늘린다. 이외 지방 공항도 5월 무안·청주·제주공항, 6월 김포·양양공항 순으로 국제선 재개를 추진한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도 해외 여행 활성화를 기대하며 이달 3일 중장거리로는 처음 아시아나항공 인천-하와이 노선 재개에 나섰다. 인천-마닐라, 비엣젯항공 인천-하노이 및 인천-호치민 등 단거리 복항에 이은 것이다. 하와이 노선은 대표적인 휴양지로 2019년 기준 인천공항만 약 59만명 여객이 이용했다.
면세점도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롯데면세점(베트남 하노이공항점)과 신라면세점(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부분) 등은 주요 매장을 다시 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상반기 내 다낭공항·나트랑깜란공항 점포를 재개한다. 신라면세점은 마카오국제공항, 홍콩첵랍콕공항 등 재개도 검토에 나선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 본점 화장품 브랜드를 240여개(기존 200여개)로 늘리며 재편했다. 이외 롯데·신세계면세점(최대 80% 할인)과 신라면세점(6월 말까지 경품 프로모션)은 내국인 프로모션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여행업계 전반 우후죽순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판매 실적도 코로나 사태 후 최고다. 오는 5월 20일 출발 629만원대 롯데관광개발 북유럽 10일 패키지 상품이 코로나19 발발 28개월만에 최고 매출(260억원)을 낸 것이 일례다.
다만 해외 여행에 대해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조심스럽다는 분위기다. 당분간 국내 여행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해외 여행에 대한 불안감은 커보인다.
한 소비자는 "주변에서 해외여행 다녀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안정감이 느껴질 때가 여행 재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아직까진 해외여행 다녀왔다는 말을 들으면 '괜찮을까' 생각이 들고 불안하다"고 했다. 이어 "실제 안전하다고 해서 가긴 갔는데 정말 안전할지, 또 직장인이면 회사로 복귀할텐데 회사에서는 이를 어떻게 볼지 불확실해 선뜻 가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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