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포럼] 식품기업, 스마트팩토리로 코로나 이후 대비…디지털 전환도 가속

주진 기자 2022-03-30 17:09:14
롯데칠성, 안성공장에 디지털 전환 기반 생산ㆍ포장까지 원스톱 스마트팩토리 CJ제일제당, 진천에 1조 투자 '블로썸 캠퍼스' 운영…K푸드 연 12만t 생산 동원, KT AI원팀 합류 15개 공장 고도화…삼양, MES 도입 공정품질 최적화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 전경[사진=CJ제일제당]


[데일리동방]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하는 핵심키워드로 스마트팩토리(지능형공장)가 떠오르자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효율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공장 내 장비와 기기에 사물인터넷(IoT)을 설치해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목적에 따라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공장을 말한다. ‘자동화 설비(FA 시스템)’는 기기나 설비가 수행해야 할 동작과 순서, 고장 시 대응동작 명령 등을 제어장치에 미리 입력해 공정을 자동화한다.

자동화 설비는 생산능력 향상과 품질 유지,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이점을 갖고 있는데, 특히 검수 과정의 고도화를 통해 이물질 혼입 등의 안전사고 발생률도 감소시킬 수 있다. 식품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서두르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산업계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열풍에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는 올해 스마트공장 5000개 이상을 추가해 연말까지 3만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2020년 9조5900억원에서 올해 15조6000억원으로 60%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CJ블로썸 캠퍼스 ‘K푸드 전진기지’

CJ제일제당은 충북 진천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식품 통합생산기지인 ‘CJ블로썸캠퍼스’를 운영중이다. CJ블로썸 캠퍼스는 가공식품 공장으로는 한국 최대 규모로 연간 12만t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주력 제품으로는 햇반, 비비고 왕교자를 포함한 냉동 편의 식품, 육가공, 가정 간편식 등이다. 해외 수출을 담당하는 K푸드의 전진기지인 셈이다.

CJ블로썸 캠퍼스는 생산 공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했다. 설비와 기계에 사물인터넷이 설치돼 생산 공정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제조공정 및 품질관리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대응 프로세스도 확보했다. 스마트 해썹(HACCP) 관리 시스템을 접목해 오염물질 및 악취 발생을 차단하고 고효율‧신재생 에너지를 적용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완벽한 식품안전‧친환경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등의 주요 제품의 생산라인을 대폭 확장해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는 물론이고 차별화된 R&D 및 제조 역량을 토대로 생산설비 및 기술을 해외로 전파해 현지화 제품 개발에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2020년 6월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롯데지주]  


◆ 롯데칠성 안성 스마트팩토리, 롯데그룹 ‘디지털전환’ 대표 주자

롯데칠성음료는 국내에서 다른 식음료기업들에 비해 한 박자 빨리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정보통신의 안성 공장 ‘스마트 팩토리’ 구축 프로젝트는 롯데가 그룹 전반에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에 기반한 대표적 혁신 사례다.

2000년 설립된 안성 공장은 롯데칠성의 6개 국내 공장 중 가장 큰 규모(13만㎡)로, 칠성사이다를 비롯해 탄산, 주스, 커피 등 롯데칠성의 대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는 안성 공장에 약 122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2018년 하반기부터 이를 추진해 왔다.

롯데는 안성 공장을 설비 자동화 및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에 기반한 DT 전략을 통해 미래형 음료 공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안성 공장에는 각 생산 라인별 투입, 주입, 포장, 적재 설비의 상태 및 생산량, 진도율 등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전송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 품질, 설비 등과 관련된 주요 지표 관리가 한 눈에 가능하고 실시간 제조 이력 추적이 가능한 제조실행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수요 예측, 재고 운영, 생산 계획으로 이어지는 업무 프로세스도 자동화되어 변수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장기적으로는 안성 공장의 제품 창고에 보관, 피킹, 상차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물류 자동화까지 달성하고, 국내 다른 공장으로도 스마트 팩토리를 확대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2020년 6월 안성공장을 방문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디지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되고 그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안성 스마트 팩토리는 올해 주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된 만큼 포스트 코로나에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그룹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동원시스템즈 아산공장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현장.[사진=동원시스템즈] 

◆ 동원그룹, 전 계열사에 스마트팩토리 구축··· 삼양식품, 상반기 밀양스마트팩토리 완공

동원그룹은 전 계열사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산하에 AI추진팀을 신설,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한 사무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 IT본부는 2019년부터 조미식품을 생산하는 동원홈푸드 충주공장을 시작으로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동원그룹 계열사 15개 사업장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AI·IoT 등 핵심기술을 적용한 고도화된 스마트팩토리를 전 계열사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기술 확보를 위해 동원그룹은 2020년 8월 KT가 주도하는 AI 기술 산·학·연 협의체 AI원팀(AI One Team)에 합류했다. 동원그룹은 식품생산 공정, 고객 맞춤형 신제품 발굴, 언택트 판매 채널 강화 등에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동원시스템즈 관계자는 “원자재 투입부터 제조, 품질관리에 이르는 모든 생산공정을 데이터화해 생산성이 30% 이상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삼양식품]

올해 상반기 밀양 스마트팩토리 완공을 앞둔 삼양식품은 생산, 물류, 영업 등 각 부문에 디지털 시스템을 적용했다. 연면적 6만9801㎡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의 밀양공장이 완공되면 삼양의 라면 생산능력은 기존 12억개에서 18억개로 크게 늘어난다.

삼양식품의 수출전진기지인 밀양공장은 공장 관리 최적화를 위해 생산관리시스템(MES)을 도입했다. 품질관리, 설비자동화, 실적관리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추적 관리할 수 있다. 물류 부문도 물류창고관리시스템(WMS)을 적용해 재고, 물류 관리를 자동화했다.

삼양식품은 준공을 앞둔 밀양공장의 디지털 시스템을 원주‧익산 등 다른 공장으로 이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