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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바디프로필' 열풍…그 이면은?

임승한 인턴기자 2022-03-25 09:43:30

유튜브 채널 '짐종국'[사진=김종국 개인 유튜브 캡쳐]



[데일리동방] 요즘 운동을 통해 변화된 몸을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화보로 제작하는 이른바 바디프로필(바프) 열풍이 뜨겁다.

단 한 장의 사진을 위해 2~3개월의 혹독한 노력, 수백만 원의 비용을 선뜻 투자하는 2030이 늘고 있다. 과거엔 연예인이나 보디빌더들이 찍는 특별한 사진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일반인들도 살면서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로 바디프로필 촬영을 꼽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인스타그램에 ‘바디프로필’을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만 314만 개에 달한다. 바디프로필 열풍을 타고 피트니스 업계가 성장한 것은 물론이고 사진 촬영, 태닝, 헤어·메이크업 업계까지 가세해 하나의 산업 생태계까지 만들어졌다.

몸짱'으로 거듭난 기념으로 간직할 수 있는 데다 준비 과정에서 자기효능감도 향상된다는 것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바프에 도전하는 이유로 꼽힌다. 또한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급증한 '홈트족'이 SNS에 올려 건강미를 뽐내는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손 씨는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커뮤니티를 보면 최소 300만 원은 잡고 시작한다”라며 “학생 입장에서 금액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다시 오지 않는 20대를 기록할 수 있고, 노력해서 몸을 만든 뒤 결과물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라고 했다.

바디프로필은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헬스 트레이너 김용 씨가 근무하는 서울 강동구 밀리언짐은 바디프로필반을 따로 운영하고 촬영 스튜디오, 헤어 및 메이크업숍과 제휴를 맺었다.

이달에는 헬스장에 태닝 기계를 들이기도 했다. 트레이너가 촬영 날 회원과 함께 스튜디오에 동행해 마지막까지 수분량 조절, 근육을 돋보이게 하는 포즈 코칭까지 돕는다. 보디프로필 촬영에서 더 나아가 피지크, 비키니 대회에 나가는 회원들도 있다.

피트니스 시장도 함께 성장해 지난 한 해에만 헬스장 1647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영업 중인 헬스장은 1만 1932개로 2년 새 24% 증가했다. 2010년(6461개)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프 촬영을 위해 몸을 만들려면 운동뿐 아니라 식단 조절이 필수인데, 식사량을 확 줄여 초절식하거나 닭가슴살·고구마만 먹기도 하고 디데이 직전엔 물 한 모금조차 절제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피트니스 트레이너 신충우 씨는 "여성은 1천㎉, 남성의 경우 1천500㎉ 이하로 일일 칼로리 섭취량을 낮추는 회원도 적지 않다"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극단적 식이요법은 폭식증 등 섭식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최근 '솔직히 바디프로필 찍은 걸 후회합니다'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은 한 유튜버 영상에는 "그동안 못 먹었던 음식에 대한 보상심리 탓에 자꾸 먹게 된다" 등 공감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연예인 김종국도 ""왜 인생을 사진 한 장에 거는 건가. 인생을 사진에 걸면 안 된다. 인생은 끊기지 않는 동영상이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바프 때문에 심신이 망가지는 것을 막으려면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보디빌더 송기흔 씨는 "매년 바프를 찍겠다, 운동을 취미로 삼겠다는 자세로 임하되 일상의 탈출구로 여기고 가볍게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