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부영 등 산업계, 생활터전 잃은 산불 이재민에 따뜻한 보금자리

권석림 기자 2022-03-29 05:47:08
기업들 선행 릴레이… 부영그룹, 아파트 300채 지원 등 동참 현대차 50억·삼성 30억··네이버 21억 등 기부 행렬 LG 성금 20억에 울진 생활연수원 임시 거처 제공

강원 동해시 산불 피해지역에서 주민들이 산불로 소실된 주택을 굴착기로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데일리동방] “산불로 평생 일궈 온 집이 타버렸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하기만 합니다.”

산불피해로 임시 거주소에 생활하는 이재민들은 갑자기 번진 산불로 옷 한 벌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하고 몸만 급하게 빠져나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재민 일부는 친인척이 있는 곳 등으로 거처를 옮겼지만 이마저도 갈 곳이 없는 이재민들은 외로움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가 큰 이재민들은 집 뿐만 아니라 논과 밭, 평생 살아오던 터전을 모두 잃었다. 국내 최대 송이 주산지 중 한 곳인 울진군 북면 일대 송이산은 모두 불에 타 송이 채쥐 농가 1200여 가구의 주민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신세가 됐다. 

이번 산불은 경북 울진군에서 시작돼 강원 삼척시까지 번져 10여 일간의 사투 끝에 진화됐다. 산림 당국은 이달 13일 오전 9시 울진·삼척 산불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첫 발화 후 213시간 만이다.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이번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연인원 3만6379명의 진화 인력을 투입하고 헬기 679대, 진화차 342대, 소방차 2422대 등 진화 장비를 투입했다. 하루 평균 3600명의 인력과 68대의 산불 진화헬기가 투입됐다.

산불로 울진에서만 1만8463㏊ 산림이 피해를 봤고 삼척 2460㏊를 더하면 2923㏊(축구장 2만9304개 규모)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화재로 주택 등 500여 개소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고 3529가구 5563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주불 진화가 완료한 지 약 보름이 됐으나 산불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주민은 229가구 347명으로 극심한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임시주거시설(236명)과 친·인척 집(111명) 등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재난 구호를 위해 피해지역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각종 세금 감면 등 이재민들의 피해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는 기업들과 개개인의 따뜻한 온정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생필품, 식료품, 가전제품 등 구호물품도 각 지역 봉사단체를 통해 기부되고 있다.

◆ LG·현대차 등 기업 기부금 후원 잇달아

기업들의 기부금 후원도 잇따르고 있다. 지자체, 사회각계계층, 연예인,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과 자원봉사까지 국민 모두가 놀라운 결속력을 발휘하며 한마음으로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LG는 성금 20억원과 경북 울진에 있는 LG생활연수원을 이재민의 임시 거처로 지원하다고 밝혔다. LG생활연수원은 휴양 시설로 167개의 독립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지자체 등과 협의를 통해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임시거처로 사용된다. 

LG 관계자는 "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어려움을겪고 있는 주민들과 피해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 안정적인 주거가 가능한 연수원 제공과 성금 및 물품 지원을 결정했다"고 했다.
 
현대차(50억)와 삼성(30억), 네이버(21억), 포스코(20억), SK(20억), 롯데(10억) 등 주요 대기업들의 성금 지원과 긴급 구호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업계도 연체이자 면제 등 금융 지원 방안을 속속 내놓으며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긴급 생활자금 대출과 대출금리 감면, 예적금 중도해지시 약정이자 지급, 창구 송금수수료 면제 등의 금융지원을 통해 산불 피해 이재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부영그룹은 기부금 5억원 외에도 아파트 300채(강릉 70채, 동해 230채)를 선뜻 내놓아 이목을 끌고 있다.

부영은 이재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실사용 가능한 주거시설이라고 판단했다. 부영은 강원도 산불이 확대되자 이재민들이 장기간 임시대피소에 머무는 것을 최소화하고 잠시라도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 제공을 위해 신속히 화재 지역에 있는 부영 아파트 영업까지 중단하는 결단을 내렸다.

당장 사용 가능한 주택을 정비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임시거처 지원 의사를 밝혔다. 국토부는 부영 아파트를 긴급지원주택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발 빠른 선행은 이미 여러 차례 아파트를 임시거처로 제공했던 경험 덕분이다. 2017년 포항 지진때는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에게 부영아파트 52가구를 제공했다. 2019년 강원지역 산불 피해 때 224가구의 부영아파트를 이재민들에게 긴급 지원의사를 밝히는 등 피해 지역을 재건하는 데 노력한 바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당사가 빠르게 주거 지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창업주의 빠른 의사결정과 의지에 따라 축적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경험 덕분”이라며 “성금 기부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재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고민하다 꼭 필요한 주거 안정을 위해 아파트를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 부영그룹, 다양한 사회공헌·ESG 실천의 모범

부영그룹이 운영하는 '평택 청북 3차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 원아들이 나눔 장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부영그룹]


부영그룹이 그동안 기부한 금액은 8900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부영그룹이 운영하는 '평택 청북 3차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이 나눔 장터에서 발생한 수익금 전액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나눔 장터는 원아들이 자원의 선순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의 의미를 깨닫고 판매 수익금은 이웃을 위해 쓰이는 뜻깊은 행사로 어린이집 교사,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참여했다.

평택 청북 3차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 원장은 "나눔 장터에 참가한 아이들이 물건을 사고 판매하는 과정을 직접 겪으면서 기초적인 경제관념을 배우고 자원 절약의 중요성을 아는 소중한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부영그룹은 교육기부 사업의 일환으로 부영아파트 단지 내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을 선발하는 기준과 동일하게 ‘어린이집 원장’을 선발하고 있으며 △무상 교사교육 △무상 보육 컨설팅 △개인 지원금 △디지털 피아노 기증 △다자녀 입학금 등(셋째 자녀부터 입학시 입학금 면제)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부영그룹 우정교육문화재단은 지난달 오조다 마흐카모바(타지키스탄), 세르잔 예실코이(터키) 등 34개 국가 출신 국내 대학 유학생 89명에게 2022년 1학기 장학금 3억5000여만원을 지급했다.

부영그룹은 교육분야의 사회공헌은 물론, 소외이웃 기부금, 재난구호 등을 통해 꾸준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쳐왔다.

또한 부영그룹 우정의료재단(이하 우정재단)은 서울 금천구와 종합병원을 건립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의료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흥동 996번지 내 건립될 종합병원은 지하 5층~지상 18층, 연면적 17만5818㎡, 809병상 규모다. 종합병원 건립은 금천구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부영그룹의 강한 의지로 사업이 추진됐다.

병원에는 전문 진료센터로 심혈관센터, 소화기센터, 여성센터 등이 들어선다. 특히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종합병원 옥상 헬리포트(heliport)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응급의료센터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보건 관련시설로 정신건강복지센터, 치매안심센터, 심리상담소 ‘마음 쉼’이 들어설 예정이다. 병원 부지 내에는 환자와 지역주민이 쉴 수 있도록 3300㎡ 규모의 공원이 조성된다.

우정재단은 지역 주민들에게 대학병원급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복지증진을 위해 협력하고, 금천구는 우정재단의 종합병원 건립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요청사항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우정재단 관계자는 "병원 내 보건관련 공공청사와 공원 등을 조성함으로써 지역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영그룹은 2017년 그룹계열사인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을 통해 우정의료재단을 설립하고 병원 부지와 450억원대 운영자금을 출자해 사업자격을 갖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