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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줄어든 유류세 인하…내달 연장 유력, 인하율 확대할까

선재관 2022-02-27 11:48:12
두바이유 100달러 육박…두달새 30% 껑충 20% 인하로 리터당 164원 내렸지만 유가·환율 상승에 194원 올라 유류세 인하 연장 내달 결정…인하율 조정 주목

유류세 인하 조치 후 처음으로 L당 1천800원 돌파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서울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21일 리터(L)당 1천800원을 다시 넘어섰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시행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다시 1천80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801.4원으로, 전날보다 4.58원 상승했다. 전국 최고가 지역인 서울 휘발유 가격이 1천8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된 지난해 11월 12일(1천818원) 이후 14주 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정보. 2022.2.21 jin90@yna.co.kr/2022-02-21 15:31:59/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데일리동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역대 최대 폭 유류세 인하 조치의 '약발'이 다해가는 가운데, 정부가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다음 달 중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 휘발윳값이 리터(ℓ)당 1천800원을 돌파하는 등 국민 부담이 커지고 있어 현재로선 연장이 불가피한데, 관건은 인하율 조정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유류세 20% 인하를 연장하는 것이 유력 시 된다. 특히 국제유가의 상승 폭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율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인하율 조정이 아닌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2월 넷째 주 평균 95.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평균 가격(배럴당 73.2달러)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29.8%나 뛰었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국내 석유류 가격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석유류 가격은 생산자물가와 공업제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는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6% 중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의 기여도는 1.44%포인트에 달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10월(3.2%)에 9년 8개월 만의 3%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11월(3.8%), 12월(3.7%)에 이어 올해 1월(3.6%) 넉 달째 3%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올해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여 만에 4%대에 진입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주요 기관도 국제유가를 반영해 물가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올렸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00달러로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유가 동향을 살피며 유류세 20%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검토해 다음 달 중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유류세 인하는 시행령 개정 사안이다.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밟아 시행령을 개정하려면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시작한 유류세 인하 조치의 종료일은 오는 4월 30일로, 이를 연장하려면 늦어도 3월 말에는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정부는 이를 고려해 다음 달 말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방침이었으나 선제 대응 차원에서 다음 달 초중순으로 발표 일정을 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처음 결정할 때보다 높아진데다 당분간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로선 유류세 인하를 3개월가량 연장하는 안이 유력하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결정한 지난해 11월 둘째 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82.5달러였는데 2월 넷째 주에는 평균 95.0달러까지 상승했다. 유류세 20% 인하 조치로 세금이 리터당 656원으로 164원으로 내려가며 가격 인하 효과가 있었지만,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193.5원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국내 휘발유가격은 지난해 12월 리터당 638.1원(배럴당 85.7달러·환율 1,183.7원)이었는데 올해 2월 넷째 주 리터당 831.6원(배럴당 110.6달러·환율 1,195.4원)으로 30% 올랐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높아지며 유류세 인하 체감 효과가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유류세 인하 연장과 더불어 인하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정부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 적용 중인 유류세 20% 인하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의 인하 폭”이라며 “세수 등을 고려해 인하율을 추가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제 대응 차원에서 유류세 연장 여부를 다음 달 초중순으로 앞당기는 것도 고려 중이다. 유류세 인하를 위해서는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해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려서다. 

유류세 인하 연장과 더불어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인하 조치 연장 여부, 원자재 할당관세 인하 폭·대상 확대 여부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