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실적 훨훨' 철강업계, 올해 경영 키워드는 '친환경'에 무게

문은주 기자 2022-02-18 09:53:38
포스코·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 일제히 지난해 최대 실적 철강 수요 증가·전방 산업 수요 회복이 업계 전반 호실적 견인 올해는 친환경·탈탄소 기반 신성장동력 등에 투자 집중할 듯
[데일리동방] 철강재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지난해 최고 실적을 올렸던 철강업계의 올해 경영 키워드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앞세워 친환경, 고부가가치 사업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주요 철강업체들이 최근 공시한 내용을 보면 일제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포스코의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6조 3320억원, 9조 2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1%, 284.4% 증가했다. 매출액으로도 영업이익 규모로도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이다.

동국제강도 지난해 영업이익 8030억원으로 13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172.% 증가한 규모다. 작년 연간 매출도 전년 대비 39.1% 많은 7조 2403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71.9% 증가한 605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조 8499억원, 2조 4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순이익은 1조 5051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세아제강은 2021년 연간 매출액이 1조 4793억원, 영업이익이 1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2%, 146.3% 증가했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건설·가전 등 전방 산업의 호조세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면서 철강업계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철강 제품 가격 상승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도 철강 사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업계는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분위기 속에 올해는 주력 분야인 철강 외에도 친환경, 탈탄소 기반 신성장동력 등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컬러 강판 생산 전문인 동국제강은 일찌감치 친환경 컬러 강판 라인(ECCL)의 도입을 기본으로 하는 ‘필(必)환경 지속성장’을 강조해왔다. 컬러강판 제조 공정에서 코팅용 접착제나 화석 연료 가열 과정을 최소화해서 2030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을 50%까지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동국제강 클래드 후판으로 직접 제작한 압력용기 모형 [사진=동국제강]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품의 국산화로 고부가가치 사업 실적도 노린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로 클래드 후판(Clad Plate) 상업화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클래드 후판은 주로 화학이나 정유산업에서 기체와 액체를 보관하고 이동할 때 쓰는 고강도·내부식성 압력 용기, 라인 파이프 제작에 사용된다.

국내 수요는 연 평균 2만톤 수준이지만 공급 가능한 철강사가 없어 그동안에는 대부분 미국산과 일본산에 의존해 왔다. 동국제강은 "클래드 후판으로 강도와 내식성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스테인리스 단독 사용 후판 대비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라며 "향후 지속적인 설비 합리화 및 기술 향상으로 고부가가치 후판 생산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자동차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충남 예산에 22기와 울산에 2기의 핫스탬핑 설비라인을 구축했다. 핫스탬핑이란 950°C 고온으로 가열된 철강 소재를 금형에 넣고 프레스로 성형한 뒤, 금형 내에서 급속 냉각시키는 공법이다. 작업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생성되지 않고 환경 친화적인 데다 비용도 저렴하다. 두 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5800만 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1위, 세계 3위의 생산 규모다.

현대제철 연구소 관계자는"미래 친환경차의 핵심은 경량화와 탑승객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고강도강의 개발 및 적용이다"며"이를 위해 핫스탬핑을 활용한 부품 개발 및 적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세계 최고의 친환경 자동차 소재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아예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공식화했다. 철강을 넘어 신사업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친환경 기반 미래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POSCO Holdings Inc.)’는 오는 3월 2일 상장사로 출범한다.

철강 사업 회사는 ‘포스코(POSCO)’라는 사명을 그대로 쓰되 그룹 핵심 기반 사업을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으로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인 비상장법인인 포스코는 철강 생산 및 판매 관련 일체의 사업을 담당한다.

다만 지주회사의 수도권 이전 계획을 두고 포항 등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어서 당분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50년 이상 포스코의 소재지였던 포항과 시의회 등 지역사회는 포스코 지주회사가 수도권으로 이전할 경우 지역 경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포스코의 본사는 여전히 포항에 두고 포스코 그룹의 핵심사업으로써 앞으로도 철강 산업에 있어 글로벌 최고의 경쟁력을 지속 유지하고자 끊임없이 투자를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지주사 전환을 통한 그룹의 균형 성장은 포항 지역 발전에 더욱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