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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0조" vs "14조 고수"…추경 증액 출발부터 '난항' 이재명, 홍남기 추경증액 반대

2022-02-04 16:31:25
이재명, 홍남기 추경증액 반대에 "월권…책임 물을 정도의 발언"

홍남기 추경 제안설명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해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2.2.4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2022-02-04 11:15:33/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데일리동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경정예산안 증액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것에 대해 "부총리께서 월권하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우리동네 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임명 권력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선출 권력의 지휘를 받는 게 정상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행정부 소속의 부처 책임자가 '여야가 합의해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미리 단언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부적절하다"며 "책임을 물어야 할 정도의 심각한 발언"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정부와 여야가 4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증액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여야는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최대 50조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쉽게 동의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2022년도 1차 추경안'과 '공공자금관리기금운용계획변경안' 2건을 심사했다.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35조원(민주당)에서 50조원(국민의힘)으로 증액하는 내용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이번 추경안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과 방역 예산 확보를 위해 편성됐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인당 300만원)에 9조6000억원,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1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병상과 치료제 확보 등 방역 보강에 1조5000억원, 예비비 1조원도 추가 확보했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추경 증액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난색을 보이면서 논의가 공전했다. 홍 부총리는 '여야가 합의한다면 (증액 요구를) 따라올 수 있겠느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저는 쉽게 동의하지 않겠다"며 "여야 합의에 구속되기보다는 정부의 판단이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도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대한 두텁게 지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지원의 필요성과 재정 상황 등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며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추경은 재정 여건이 적고 물가 또는 국채시장,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워낙 지대하다"며 "14조원 정도의 정부 지출 규모가 국회에서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손실보상금 및 방역지원금 지원 대상을 연 매출 10억원 이상 중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른 보충제도가 있기 때문에 그분들까지 다 손실보상이나 방역지원금을 드리기는 어렵다" 난색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재정이라는 것은 많이 주면 좋고, 또 폭넓게 주면 좋지만 상당 부분은 재원에 한계가 있고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방역지원금은 국민 세금으로 300만원씩 일괄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출 10억원에서 400억원에 해당하는 중기업은 (지원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개인적으로 제가 고집을 피우고 있다는 말씀은 쉽게 의견을 같이하기 어렵다"며 "저희(정부)가 무조건 재정을 아끼고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20년도 네 차례 추경과 비교하면 14조원 (추경은) 규모가 적지 않고, (손실보상금·방역지원금) 11억5000억원도 지난해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비슷한 규모"라고 강조했다.

기재위는 이날 안건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 상정하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정부와 여야 입장차가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가 추경 증액 규모와 재원 조달 방안 등에서 이견이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재명 후보는 또 전날 TV토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RE100(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을 모른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RE100은 단어 문제가 아니고 국가산업 전환의 핵심 과제"라며 "산업단지도 RE100 전용 단지 건설이 전국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350개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해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되지 않은 물품은 공급하지 않는다고 결의하고 있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강력한 주요 과제"라며 "이것을 국민들께서 일상적 삶 속에서 모를 수는 있으나, 전환시대 국가 경제를 설계할 입장에서 모른다는 건 저는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