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월 무역수지 적자, 48억9000만달러…14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 기록

이상훈 기자 2022-02-01 14:46:23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원유·가스·석탄 등 수입 규모 159억5000만달러 정부 "수출 증가 속 수입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난 일시적 현상" 위기론 경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한국의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 수지가 2개월 이상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 6~9월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53억2000만달러, 수입액은 602억1000만달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48억9000만달러다. 2008년 1월 40억4000만달러 적자였던 기존 최대치를 14년 만에 넘어섰다
 
무역 적자는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원유·가스·석탄 등 3개 에너지원의 수입 규모는 15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1월(68억9000만 달러)보다 90억6000만달러가 증가했다.
 
수출 호조에 동반한 수입 수요 확대로 반도체(26% 증가) 등 중간재 수입과 공급망 안정을 위한 재고 확보 노력에 따른 수입도 증가했다. 25일 기준 황산코발트는 59%, 산화텅스텐과 수산화리튬은 각각 135%와 129% 증가했다.
 
다만 산업부는 최근의 무역적자는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위기 당시와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과거 위기 때에는 수출입이 동시에 감소하는 가운데 적자가 발생해 수출이 장기 둔화 국면으로 진입했지만 최근의 무역 적자는 수출 증가 속에서 수입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나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닌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위기론을 경계했다.
 
일례로 일본은 에너지 수입이 증가하며 12월 무역수지 적자가 5824억엔으로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주요 에너지 수입국인 프랑스도 11월 무역수지 적자가 97억3000만유로였으며, 미국의 지난해 11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1030억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1월 수출은 오미크론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지난해 1월의 높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020년 11월(3.9%)부터 12월(12.4%), 2021년 1월(11.4%), 2월(9.5%), 3월(16.6%), 4월(41.1%), 5월(45.6%), 6월(39.7%), 7월(29.6%), 8월(34.9%), 9월(16.7%), 10월(24%), 11월(32.1%), 12월(18.3%)까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4.2%), 석유화학(40%), 일반기계(14.1%) 등이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석유제품과 철강 수출은 각각 88.4%, 50.1% 늘며 전체적인 수출 상승세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