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가계∙기업대출 잔액은 2021년 10월 말 기준 95조5783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17조9108억원(23.06%) 증가했다. 지난해 저축은행 대출이 월평균 1조8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이달에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저축은행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배경으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를 꼽았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제1금융권에서 밀린 수요자들이 저축은행을 찾는 사례가 늘었다. 저축은행이 고금리 상품을 내세워 대출 영업에 적극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2금융권 대출 연계 서비스에 나서는 시중은행도 등장했다. 우리은행은 대출 상품 신청을 했지만 거절된 고객에게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제휴사 6곳 대출상품을 소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제는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대출자 3명 중 2명은 다중채무자라는 것이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대출자 가운데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2021년 6월 말 기준 66%로 집계됐다. 대출 잔액 기준으로 하면 다중채무자 비중은 78.1%로 더 높아진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으로 대출자의 이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빚 부담이 예상보다 커지는 ‘이자 대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금융완화조치의 정상화 과정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업황 부진에 직면해 있는 일부 가계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예의주시하면서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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