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롯데주류, 중소 수제맥주업체들 시장 진출 지원

이호영 기자 2021-12-02 15:39:11
"소매점용 맥주 지원과 함께 소규모 패키징 온라인 판매 활성화 필요"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데일리동방] 지난해 주세법 개정, 코로나 사태 홈술·혼술 트렌드와 맞물려 수제맥주가 인기이지만 정작 대다수 수제맥주 업체들은 폐업 위기에 있다.

특히 편의점 캔 수제맥주 시장 확대 속 캔입 여부가 희비 수준을 넘어 업체 간 생사를 가르고 있다. 대량으로 소매점에 팔려면 캔(캔입)이나 병(병입) 형태여야 한다. 이게 가능한 상위 10개 수제맥주사는 상장까지 바라볼 정도로 편맥(편의점 맥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반면 캔입이 안 돼 편의점에서 팔 수 없는 대부분(90%) 소규모(연매출 10억원 이하) 양조장은 생사기로다. 코로나 사태로 이들이 판매해온 펍 매장은 개장휴업인 지 오래다. 

최근 위탁 생산이나 협업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며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하면서도 이들 캔 제조가 어려운 수제맥주 양조장을 돕는 대기업 움직임이 나와 주목된다. 

롯데주류는 이달 중소 수제맥주 제조사 캔입 지원 대상 선정 작업을 끝내고 10개 수제맥주 소매점 판매를 앞두고 있다.  

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23년경까지 3700억원대(맥주시장 비중 약 6~7%)를 내다보고 있다. 

수제맥주 양조장도 2018년 100여개, 지난해 말 기준 160개사로 늘고 있지만 양극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도 아직 전체 맥주시장 점유율은 3%에 그친다. 

코로나 사태 속 편의점 소매 판매가 힘을 받고 있지만 캔입·병입이 가능한 수제맥주사는 제주맥주와 카브루, 플래티넘맥주, 세븐브로이, 어메이징브루잉 등 국내 10개사 정도다. 이들 제주맥주 등은 벤처 캐피탈 투자가 몰리고 증시 상장을 바라볼 정도까지 성장세다.   

지난해에만 편의점 수제맥주 판매량은 GS25 445%, CU 498.4%, 세븐일레븐 550.6%, 이마트25 210% 등 급증한 것이다. 

호프집 등이 영업 정지 안내를 받는 등 제한이 지속되면서 수제맥주 구입이 편의점으로 몰린 것이다. 생맥주 형태로 납품하던 소규모 수제맥주 양조장은 직격타를 입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은 직접적으로 이들 중소형 수제맥주사 활성화에 나섰다. 바로 생산·유통·마케팅 지원을 통해서다. 롯데주류는 '수제맥주 클러스터 프로젝트' 일환으로 소비자 참여형 '수제맥주 캔이 되다' 오디션을 열고 8월 참여 신청을 받았다. 

생산과 유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독특한 수제맥주를 지원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보유 면허를 소규모제조면허에 국한하고 기존 캔 맥주 출시 제품도 제외했다. 

지난 9월 6~24일 73개 수제맥주 소비자 온라인 투표엔 5만4000명이 참가(누적 8만5000표), 수제맥주 10개를 선정했다. 순위는 지난달 13~14일 4회에 걸친 소비자 블라인드 시음 테스트(맛·향·구매의사·선호도 등)에 이어 26일 유통사 상품기획자(MD)와 브루마스터, 한국수제맥주협회 등 전문가 블라인드 시음 테스트 등을 거쳐 정했다. 시음단은 온라인 투표 시 지원 받은 신청자 1153명 가운데 100여명을 선정했다. 

최종 뽑힌 중소 수제맥주 7개사 10개 브랜드는 롯데주류가 캔 제품 주문자 상표 부착(OEM) 생산부터 판매처 입점을 지원한다. 골드캔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 '옥토버훼스트 바이젠'이 결정됐다. 이외 9개 브랜드는 실버캔이다.  

김포파주인삼농협 '에너진홍삼쌀맥주',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 '옥토버 바이젠', 라인도이치 '바이젠', 와일드웨이브 '서핑하이', 비에이치브루어리 '평택맥주' 등 7개 제조사 수제맥주 10개가 내년 소매점 판매를 예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제맥주업계는 "많은 업체가 지원했고 또 소비자 참여도 활발해 업계에 오디션 자체가 갖는 의미가 크다"며 "시장 출시까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다만 수제맥주업계는 "편의점 매대를 통해 취급, 판매할 수 있는 맥주 수엔 한계가 있다. 대량 생산하는 편맥과 매장 맥주는 품질에서도 크게 다르다"며 "매장에서 주로 판매하는 소규모 제조사도 성장하도록 동시에 길을 열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 같은 소매점용 맥주 지원과 함께 근본적으로 소규모 사업장이 자동화 라인을 갖출 만큼 성공하도록 '성장 사다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수제맥주업계는 보고 있다. 소량 패키징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 활성화가 일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