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희망퇴직 조건 좋네”…한파 불자 줄줄이 짐 싸는 은행원

이아현 기자 2021-12-01 18:10:16
시중은행들, 12월 중 명예퇴직 실시

한 은행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데일리동방]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시중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희망퇴직을 잇달아 실시 중인 가운데, 더 좋은 조건으로 은행을 떠나는 직원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오는 12월 중 명예퇴직 신청자를 받을 예정이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DGB대구은행이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이 나이와 직급에 제한이 없는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앞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는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역시 일찍부터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등 금융권 내 연말 희망퇴직 기류의 포문을 열었다.

희망퇴직을 선택한 은행원 수도 예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이 지난달 19일부터 4일간 희망퇴직을 진행한 결과 452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이 396명,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 56명이 퇴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앞서 한국씨티은행 측도 오는 12월과 내년 2월, 4월에 나눠 순차적으로 명예퇴직 대상자들의 퇴사가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직원의 66%에 달하는 규모인 약 23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파격적인 퇴직 조건으로 약 500명이 희망퇴직을 희망하는 등 예년에 비해 최대 10배에 달하는 인력이 은행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도 눈에 띈다. 국내 시중은행 중 농협은행은 만 56세 명예퇴직자에게 28개월치 급여와 전직 지원금 4000만원,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을 지급한다.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에게는 20개월치 임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방은행 중에는 DGB대구은행이 특별퇴직금으로 ‘33개월치+α(알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연령, 근속 기간 등에 따라 최대 42개월치의 월급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은행 중 한국씨티은행은 정년까지 남은 기간이 5년 이하면 잔여 개월 수만큼 최장 7년까지 월급을 보장하고, 5년 초과일 경우 100%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지급액은 기준 연봉의 7배를 상한으로 정해 최대 7억원까지로 책정했다.

SC제일은행도 직위나 연령, 근속 기간에 따라 최대 36~60개월분의 월급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최고 한도는 6억원으로, 연령별로 창업지원금 6000만원과 자녀 학자금 4000만원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