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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L 급부상] ①선결제-후지불 시장 ‘주목’…네이버ㆍ카카오ㆍ쿠팡 BNPL ‘눈독’

신병근 기자 2021-08-24 08:10:15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시행 카카오페이 후불형 교통카드 4분기 중 출시 쿠팡 직매입 상품 구매에 ‘나중결제’ 시범적용 연회비‧분할납부 수수료 無…신파일러 호응↑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제공]

[데일리동방] 코로나19 여파 속 온라인쇼핑 소비가 대중화되면서 국내 대형 정보통신업체(빅테크)의 ‘BNPL(Buy Now Pay Later·선지불 후결제)’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잠재적 금융 소비자인 MZ세대(20~30대)를 주 고객으로 한 빅테크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가까운 미래의 전자상거래 결제 서비스 지형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의 빅테크가 새로운 글로벌 디지털 결제수단으로 떠오르는 BNPL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정받은 혁신금융서비스를 기반으로 각각 ‘페이’와 ‘교통카드’를 선보이고 나섰고, 쿠팡은 직매입 상품에 관련 서비스를 적용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4월부터 플랫폼을 활용한 첫 소액후불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후불결제’를 시행했다. 빅테크로 대표되는 전자금융업·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는 현행법상 후불결제업무를 영위할 수 없지만, 네이버는 한시적 규제 유예를 받아 BNPL을 시범 운영하며 MZ고객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가 BNPL 채비를 갖추며 주목한 대상은 MZ세대를 포함한 주부,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금융이력 부족자(신파일러)들이다. 만 19세 이상, 가입기간 1년 이상의 조건으로 매월 최대 30만원 한도의 소액신용 기회를 제공해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던 기존 카드 발급과 차별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페이도 지난 5월 후불형 교통카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올해 4분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선불 충전형 교통카드가 연동 계좌에 잔액이 부족하면 무용지물이었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발상이다. 충전금 부족 시 월 15만원 한도의 BNPL이 허용된다.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고객의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활용해 결제 한도를 측정하고 있다. 두 기업은 페이 서비스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편의성 확대를 BNPL 진출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e-커머스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쿠팡은 작년부터 로켓배송으로 알려진 직매입 상품 구매에 BNPL을 활용 중이다. 고객들에게는 ‘나중결제’ 서비스로 입소문을 탔고 현재 로켓와우 회원 중 자체 선별된 일부에게만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고객별 이용실적 등에 따라 결제 한도가 결정된다.

이처럼 빅테크가 BNPL 경쟁에 뛰어든 것은 온라인쇼핑에 익숙한 MZ세대를 잡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신용카드 이용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 최적화된 결제 수단으로 BNPL이 지목되고 있어서다. 해외에 비해 초기 단계인 국내 시장 상황 역시 빅테크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 중 하나다.

BNPL이 신용카드 할부 결제와 갖는 가장 큰 차이는 신용등급 기준이다. 일정 신용점수 이상을 충족해야 발급이 가능한 신용카드와 달리 BNPL은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오픈형 서비스다. 특히 연회비와 분할납부에 따른 수수료가 없어 신파일러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해외에서는 이미 BNPL이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 세계 최초 BNPL 서비스를 선보인 스웨덴의 클라르나는 작년 기준 결제 취급액이 60조7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주 9만5000명의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는 추세로 총 고객 수는 8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업체 어펌 역시 6500여개 가맹점과 제휴를 맺고 62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BNPL 서비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금융 플랫폼의 차별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