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CJ온스타일 '라방'이 핫한 이유…"취향저격에 재미는 덤"

이호영 기자 2021-07-22 09:30:18
최장수 '겟꿀쇼' 라방, 온스타일 론칭 후 방송당 주문액 2.5배 증가

[사진=CJ온스타일 '겟꿀쇼' 모바일 판매 생방송 캡처 ]

"라방 1시간 동안만 헐리우드 클렌즈 주스 구입하면 아이디당 칼로리 버닝 제품도 1개씩 드려요. 주스 두 병 구입하면 전용 병 1개 드립니다. (채팅 아이디 호명하며) 5병 사셨네요. 아들 용돈 받아 다 쓰셨다구요?(웃음)"

21일 저녁 8시 전문 쇼호스트 이다은, 윤정은 생방송 시청자와 실시간 채팅 소통하며 바캉스철 몸매 관리를 위한 그린몬스터 헐리우드 48시간 947㎖ 클렌즈 주스를 2만원대에 판매했다.

생방송 도중 아싸 PD가 "살이 쪄서 굴러다닌다"고 고민하자 "이불로 받아줄게요" 재치 있는 댓글이 바로 달렸다. 방송 초반 전직 스튜어디스 이다은 쇼호스트 솔직한 다이어트 고민 토로 즉시 공감 채팅이 주욱 이어지며 이틀 동안 어떻게 주스만 마시냐 걱정하다가 웃다가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날 12병을 구입한 시청자도 있었다.

홈쇼핑업계 처음이자 최장수 CJ온스타일 '겟꿀쇼' 라방이다. 2017년 2월 론칭한 '겟꿀쇼'를 중심으로 같은 해 12월 모바일 생방송 전용 채널 '쇼크라이브'로 강화한 데 이어 올 5월 CJ온스타일로 리브랜딩하며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방송(라방)'을 본격화한 이후 '기획 라이브'까지 이어오고 있다.

CJ온스타일은 론칭하면서 주당 모바일 라방을 25시간에서 2배 가까이 확대했다. '겟꿀쇼' 등은 특별히 회차를 늘린 것도 없지만 온스타일 론칭 후 방송 당 주문액이 2.5배 증가하기도 했다.

홈쇼핑업계 라이브 커머스 원조격 CJ온스타일 모바일 라방이 다른 라방들과 다른 점은 뭘까. 특히 홈쇼핑업계가 견제하는 네이버 라방과는 무엇이 다를까. 라방 진행자 위주로 본다면 서아랑·임세영·동지현 등 전문 홈쇼핑 쇼호스트, 최화정 셀럽 등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마트·편의점·이커머스 오픈마켓까지 다른 어떤 유통 채널 라방보다도 예의주시, 신경을 쓰고 있는 라방은 네이버 쇼핑라이브다. 실시간 노출 등을 보더라도 영향력이 커서다. 홈쇼핑업계도 네이버 라방 플랫폼에 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라방 진행자가 인플루언서부터 입점 판매자까지 다양하다. 해당 판매자는 개인이 될 수도 있고 제조사 등 기업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들 대부분 공통점은 생방송 판매를 진행하면서도 방송 콘텐츠 전문가는 아니라는 점이다. 플랫폼이 개방되고 콘텐츠 규제가 덜한 만큼 여러 콘텐츠가 실시간 방송된다. 누구나 방송하고 누구나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인 동시에 약점일 수 있다. 라방은 약간 어설픈 방송 진행 자체가 신선한 매력이 되기도 한다.

단지 오롯이 '판매'가 목적인 만큼 라방 콘텐츠나 취향 자체는 검증되지 않고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라방 초점은 '전문성'보다는 '판매'다.

당초 분야 전문가 '덕후' 인플루언서에서 출발한 라이브 커머스와는 주객이 바뀐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인플루언서 라방은 판매보다는 분야 전문성에 기반한 그야말로 '라이브 방송(생방송)' 자체가 우선이다. '커머스(판매)' 기능은 나중에 추가됐다. 인플루언서가 판매에 나서는 부분에 대해 우려까지 있었다.

이에 따라 이들 인플루언서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 라방으로 구축한 팬덤에 기반, 공동구매 등에 나서면서 자리잡은 라이브 커머스는 '전문성'이 중심이다. 국내 뷰티·패션업계 인플루언서나 휴대폰 하나로 한국 면세품 소개에 나선 중국 인플루언서 '왕홍' 모두 관심 분야에 정통해 있다. 라방 초반 인플루언서에게 중요한 것은 '판매'가 아니었던 것이다.

CJ온스타일 모바일 라방이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다른 점은 뭘까. 바로 이같은 '전문성'이다. CJ온스타일은 인플루언서 라방을 홈쇼핑업계 흡수하면서 '전문성'을 놓치지 않았다. CJ온스타일은 인플루언서나 유명하지는 않아도 분야 전문가 등이 쇼호스트와 협업, 라방을 진행해온 것이다.

2017년 '겟꿀쇼' 론칭 직후부터 '겟꿀쇼' 구성 한정판 뷰티 제품 인플루언서 라방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쇼호스트가 인테리어 등 전문가와 함께 하면서 소파나 펫 공기 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해왔다.

CJ온스타일 모바일 라방 모토는 '취향 저격'이다. CJ온스타일은 기존 홈쇼핑 쇼호스트뿐만 아니라 뷰티·패션·리빙·식품 등 분야 인플루언서, 전문가와 함께 전문적인 정보,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라방은 CJ온스타일 모바일 앱에서 '라이브쇼' 탭에 모아놨는데 특히 '기획 라이브' 키즈NOW·셀렙샵NOW·더뷰티NOW·겟꿀쇼·싸당전자·먹어봐야지 6개 코너는 스튜디오 대신 유명 전문 매장을 찾아 현장감도 최대한 살리고 있다. 개인 판매자나 일반 기업으로서는 힘들 수 있는 방송 콘텐츠에 적절한 장소 섭외로 생방송 강점도 극대화하며 볼거리도 힘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기존 홈쇼핑에서는 일방적으로 듣고 보던 서아랑·임세영·동지현 유명 쇼호스트, 최화정 등 셀럽과의 실시간 소통하는 재미는 덤이다.

한편 다양한 플랫폼 라방이 연달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 MZ세대 취향 저격 6000개 브랜드의 패션 전문 온라인몰 '무신사' 라방이나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 라방 '장사의 신동' 등은 매출 대박이 이어지고 있다. 무신사 라이브 60분만에 브랜드 '리(Lee)'는 매출 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 라방은 4회 방송에 20억원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