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하림,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쌍방울그룹vs성정 2파전으로

백승룡 기자 2021-06-14 16:30:36
14일 본입찰에 쌍방울그룹 컨소시엄 단독 입찰…1000억원 초반 제시 예비 인수의향자 ㈜성정은 800억원 써내…입찰가격 재검토 기회받아 21일께 우선협상대상자 공개 예정

[사진=이스타항공]

[데일리동방] 이스타항공 인수 의사를 밝혔던 하림그룹이 본입찰에 불참했다. 이로써 이스타항공 인수전은 본입찰에 단독 입찰한 쌍방울그룹과 예비인수후보자인 ㈜성정 간 2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스타항공 본입찰에는 쌍방울그룹이 단독으로 입찰서류를 제출했다. 앞서 예비입찰에는 쌍방울그룹과 하림그룹, 사모펀드 운용사 등 세 곳이 응찰했지만, 쌍방울그룹 외 참여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스타항공의 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규모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있다. 하림그룹은 지난 2016년 인수한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에 대한 재무부담도 짊어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스타항공을 통한 물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화물항공 분야에 저비용항공사(LCC)가 진출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인수를 망설이게 한 요인이 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 운용사는 전략적투자자(SI)와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못하면서 응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입찰에 응찰한 쌍방울그룹은 입찰가로 12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계열사 광림과 미래산업,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IOK)컴퍼니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다.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이 중국 노선을 다수 보유한 만큼 아이오케이컴퍼니와 연계해 한류콘텐츠를 통한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의 화물 운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속옷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비 인수의향자 성정은 인수금액으로 8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을 운영하는 성정은 토공 및 부동산 개발사업, 골프장관리 등을 영위하는 종합건설업체로 자산은 약 1000억원 규모다.

이번 이스타항공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우선매수권자인 성정보다 높은 금액을 써낸 기업이 있으면 성정에 입찰가격 재검토 기회를 준다. 따라서 성정이 쌍방울그룹 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이스타항공의 최종 인수자가 된다. 성정은 자금력에서 쌍방울그룹에 밀려 인수 포기가 점쳐지지만, 당장 활용 가능한 현금 동원력을 고려하면 성정이 추가 자금을 투입해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번 입찰 가격을 기준으로 예비 인수자 성정 측에 추가 금액을 써낼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후 의사가 없다면 이날 제출된 금액을 기준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오는 21일께 공개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제주항공의 인수가 무산되고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해 회생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올해들어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연내 해외여행 기대감이 높아져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다만 막대한 부채규모로 인해 이스타항공 인수가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은 700억원이며,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은 185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를 제외하고도 항공기 리스, 조종사 교육, 항공운항증명(AOC) 취득 등 이스타항공 정상화를 위해서 15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수익이 나기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운항 정상화에 1~2년의 시간이 필요한 점도 인수 기업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